미 공화당 대선후보로 도널드 트럼프가 지명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미니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15일 이전 ‘반(反) 트럼프’ 진영이 후보를 단일화 할 가능성이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대항마로 떠오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진영은 아직 경선 강행 입장을 굽히지 않아 단일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9일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승자독식제가 적용되는 플로리다(대의원 99명)와 오하이오(66명)에서 트럼프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을 텃밭으로 삼는 루비오 의원과 케이식 지사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 모두 트럼프에 뒤지고 있는 만큼, 크루즈 의원 지지를 선언하고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공화당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칼리 피오리나 휴렛팩커드 전 최고경영자가 크루즈 의원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동생인 닐 부시도 크루즈 캠프에 합류했다. 부시 전 지사가 트럼프를 뺀 크루즈, 루비오, 케이식와 10일 연쇄 회동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이 만남에서 크루즈 의원으로의 단일화와 관련된 중대 결정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도 ‘마르코 루비오, 미안하지만 이제 접을 때’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중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의 이민개혁과 훌륭한 국내 정책에도 불구, 후보 지명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의 위험성을 이해 못하는 유권자들이 원망스럽겠지만, 많은 공화당원들은 루비오 의원의 (경선 포기)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퇴 압력에도 불구, 15일까지는 3명이 반 트럼프 진영의 표를 나눠먹는 형국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루비오와 케이식 진영 모두 사퇴설을 일축하고 있어서다. 또 상원의원이기는 하지만 극단적 보수주의 성향 때문에 크루즈 의원의 개인적 인기도가 극히 낮은 점도 단일화의 저해 요소로 꼽히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부통령직을 미끼로 루비오 의원의 중도 사퇴와 자신에 대한 지지선언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MSNBC 방송의 ‘모닝 조’프로그램에 나와 “루비오 의원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뒤 “루비오가 플로리다에서 진다면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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