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수요 중 투기수요 40% 육박
도외인들 시세 차익 노려 주택ㆍ토지 매입
지역경제 걸림돌 작용 적극 대응 필요
제주 부동산값 상승에 투기세력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파른 주택과 토지 가격 상승이 지역경제의 걸림돌로 작용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10일 발표한 제주경제브리프 4호‘제주지역 부동산시장 점검’을 통해 최근 제주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주택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것은 실수요 외에도 투기수요가 가세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도내 신규 주택공급량은 1만229호인 반면 신규 주택수요는 이보다 훨씬 큰 1만6,445호로 조사됐다.
신규 주택수요 가운데 실수요는 1만5호(60.8%)에 그쳤고, 가수요(투기수요)가 6,440호(39.2%)에 이르렀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가수요 비중도 31.5∼37.9%에 달했다.
특히 투기 수요의 상당수는 거주 목적이 아닌 시세 차익을 노린 도외인이었다. 지난해 투기 수요 6,440호 가운데 5,224호가 도외민, 1,216호는 도민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투기수요 비중이 커지면서 제주지역 주택가격(실거래가 기준)은 2011년 이후 연평균 10% 이상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8%까지 급등했다.
주택과 함께 토지도 투자목적의 가수요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외 거주자의 제주지역 토지 매입은 2012년 14㎢에서 2013년 19.3㎢, 2014년 26.5㎢, 지난해 32.9㎢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서민 주거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한편 제주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인구 순유입과 기업 이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앞으로 유입인구 증가를 감안한 주택의 적기 공급, 투기수요 억제를 위한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부동산 수급불균형을 완화하고, 과도한 가계대출 등에 따른 금융기관의 위기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주=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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