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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채식주의자’ 한국소설 첫 맨부커상 후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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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채식주의자’ 한국소설 첫 맨부커상 후보작

입력
2016.03.1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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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영국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김병관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영국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김병관

소설가 한강(46)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후보에 올랐다. 영국의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강을 포함한 13명의 후보를 발표했다. 한강은 2004년 한국에서 발표한 소설 ‘채식주의자’(영문판 제목: The Vegetarian)로 후보에 올랐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채식주의자’는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멀리하고 채식주의자가 된 여자 주인공이 나무로 변하는 환상적인 이야기다. 지난해 1월 영국에서, 올해 2월 미국에서 출간 당시 주류 언론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뉴욕타임스는 2월 3일 ‘채식주의자’를 소개하며 “영어권 독자들에게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한강 작가가 앞으로 미국 문학계에 파문을 일으키며 독자들과 공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로렌 그라프, 헬렌 오이예미, 에이미어 맥브라이드 등 미국의 소설가들이 그의 작품에 매료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미국의 출판저널 퍼블리셔스 위클리도 ‘채식주의자’를 ‘2016년 봄 가장 기대되는 소설’ 중 하나로 꼽았다.

영국 가디언은 3월 6일 작가의 인터뷰를 게재하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작가의 다른 작품 ‘소년이 온다’(영문판 제목: Human Acts)를 집중 조명했다. 신문은 “국제적으로 호평 받는 남한 작가, 폭력적인 과거 역사와 맞서다”라는 부제를 붙인 뒤 이 소설이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다룬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에서의 호평은 국내로도 이어지고 있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출간한 창비는 외신 보도 이후 국내 주간 판매 부수가 “10배 가량 상승했다”고 전했다. 한강 작품의 해외판권을 관리하는 KL매니지먼트에 따르면 현재 ‘채식주의자’는 미국과 영국, 중국 등 10개국에서 번역 출간됐고 총 22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소년이 온다’는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에서 출간됐고 9개국에 판권을 수출했다.

한승원 작가의 딸인 한강 작가는 1970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1993년 ‘문학과사회’를 통해 시인으로,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돼 소설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 영원’, 장편 ‘검은 사슴’, ‘희랍어 시간’, ‘바람이 분다, 가라’,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을 발표했다. 한국소설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미디어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다음 달 14일 최종 경쟁후보 6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맨부커상은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제정한 문학상으로, 영어로 쓴 소설 중 수상작을 선정한다. 선정위원회는 올해 155개 경쟁작 중 후보를 선정했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한강 ‘채식주의자’ 영문판 표지
한강 ‘채식주의자’ 영문판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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