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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청송… 제2의 ‘상주농약사이다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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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청송… 제2의 ‘상주농약사이다사건’

입력
2016.03.1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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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서 소주 나눠 마신 주민 2명 사상

김치냉장고 보관하던 소주… 상주와 같은 ‘메소밀’ 성분 검출

농약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주를 마시고 2명이 숨지거나 부상한 경북 청송군 현동면 마을회관에 경찰이 노란 폴리스라인을 쳐 놓고 외부인을 출입을 막은 채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농약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주를 마시고 2명이 숨지거나 부상한 경북 청송군 현동면 마을회관에 경찰이 노란 폴리스라인을 쳐 놓고 외부인을 출입을 막은 채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제2의 ‘상주농약사건’이 경북 청송군의 한 마을회관에서 일어나 주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다.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9시40분쯤 경북 청송군 현동면 한 마을회관에서 소주를 나눠 마신 주민 박모(63)씨가 숨지고 허모(67)씨가 쓰러져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안동 성소병원으로 후송된 박씨는 10일 오전 8시 10분쯤 숨졌고, 허씨는 이날 낮 안동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이날 마을회관 방안에서 김치냉장고에 들어 있던 소주 1병을 꺼내 허씨와 둘이서 나눠 마시다 쓰러졌다. 문제의 소주는 박씨가 들고 와 병뚜껑을 땄으며 2번째 소주병에는 절반 이상의 술이 남아 있었다.

당시 마을 회관에서 모두 13명의 주민들이 TV를 시청하거나 화투놀이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며, 방 안에는 숨진 박씨 등 5명이 있었다. 부상한 허씨는 쓰러지기 전 아내와 다른 주민 3명 등 모두 5명이 다른 병에 든 소주 1병을 나눠 마셨지만 별 이상이 없었다.

숨진 박씨는 현재 이장, 부상한 허씨는 전 이장이었다.

52가구 90여 명이 살고 있는 이 마을에선 평소 농한기에는 10명 내외의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오후 10시쯤까지 놀다가 귀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나눠 마신 소주병과 음식물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소주잔과 남은 소주병, 남은 소주에서 메소밀 성분이 검출된 것을 확인하고 주민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상한 허씨는 입에 거품을 물었지만 박씨에게는 그런 흔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을회관에 수시로 소주를 사다 놓았기 때문에 언제 어떤 과정으로 투입됐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메소밀 성분이 소주 유통과정이나 마을회관에서 구입한 뒤 누군가 투입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투입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지난해 7월 경북 상주시 공성면의 한 마을에서 배모(83)씨가 마을 주민들에게 앙심을 품고 음료수병에 판매가 금지된 ‘메소밀’ 농약을 투입,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케 한 죄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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