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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만 하다’와 ‘만하다’

입력
2016.03.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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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중 띄어쓰기가 올바른 것은 무엇일까?

① 형만한 아우 없다. ② 형 만한 아우 없다. ③ 형만 한 아우 없다.

정답은 3번이다. 이 예에서 ‘만’은 조사이고 ‘하다’는 형용사이다. 따라서 단어별로 띄어 쓰되 조사는 앞말에 붙여 쓰는 원칙에 따라 ‘형만 한’으로 쓴다.

이는 ‘형만 못하다’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간다. ‘형만 못하다’는 누구나 이와 같이 띄어 쓰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데, 그렇다면 ‘형만 하다’도 같은 식으로 띄어 쓰는 것이 옳다.

다음 중 띄어쓰기가 올바른 것은 무엇일까?

① 먹을만하다 ② 먹을 만하다 ③ 먹을만 하다 ④ 먹을 만 하다

정답은 1, 2번이다. 위 ‘형만 한’과 같은 모양은 3번이지만 이는 정답이 아니다. 둘은 성격이 전혀 다른 것으로 ‘먹을 만하다’의 ‘만하다’는 보조형용사이다. 따라서 ‘먹을 만하다’로 쓰는 것이 원칙이고, 보조용언은 본용언에 붙여 쓰는 것도 허용되는 데 따라 ‘먹을만하다’로 쓸 수도 있다.

그런데 ‘만하다’ 사이에 조사가 개입하면 ‘먹을 만도 하다’처럼 띄어 쓴다. ‘만도 하다’가 한 단어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만’은 의존명사이고 ‘하다’는 형용사이다.

이상과 같이 ‘만+하다’의 구성은 꽤 복잡하다. ‘형만 한’에서는 조사+형용사, ‘먹을 만하다’에서는 보조형용사, ‘먹을 만도 하다’에서는 의존명사+형용사이다. 다만 ‘만하다’를 의존명사+형용사 구성으로 보는 문법학자들도 적지 않은데, 이 경우라면 위 4번처럼 ‘먹을 만 하다’로 띄어 써야 한다. 현재 규범은 ‘만하다’를 보조형용사로 보는 전통적인 견해에 따라 ‘먹을 만하다’로 쓰는 것이다. 띄어쓰기는 이와 같이 문법적 이해를 요하는 내용이 많아 관심을 기울여 익힐 필요가 있다.

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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