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홍성지 9단
흑 이동훈 5단
<장면 4> 하변과 좌하귀의 흑돌이 모두 확실히 살아 있지 못한 상태여서 행마가 자유롭지 못하다. 이동훈이 1로 마늘모했을 때 홍성지가 2로 하변을 막은 게 침착한 수다. 자기 말의 근거를 마련하면서 오른쪽 흑돌에 대한 공격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동훈은 지금 하변 쪽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좌변이 고스란히 백집으로 굳어진다면 어차피 흑이 바둑을 이기기 어렵다. 그래서 3, 5로 좌변 삭감을 서둘렀다. 한데 7로 한 칸 뛴 수가 너무 발이 느렸다. 지금은 빨리 중앙으로 탈출하는 게 급선무이므로 <참고1도> 1로 한 발 더 멀리 뛰어나가야 했다. 반대로 백에게 실전보 10으로 모자 씌움 당하자 단박에 흑이 답답해졌다.
이동훈이 11~15로 빠져 나왔지만 12, 14가 놓이자 이번에는 아래쪽 흑돌들이 위험해졌다. 16 때 <참고2도> 1로 이으면 2로 둔 다음 A와 B가 맞보기여서 둘 중 하나가 잡힌다. 그래서 이동훈이 실전보 A의 단점을 방치한 채 17부터 21까지 덩치가 큰 왼쪽 흑돌부터 수습하려 했지만 24까지 진행되고 나니 더 이상 탈출이 불가능하다. 흑이 때이르게 위기를 맞았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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