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한 뒤 18% 급등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한 롯데제과가 증시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같은 방식으로 몸집을 크게 키운 아모레퍼시픽처럼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지난 7일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바꾸는 분할을 결정한 뒤 전날까지 사흘 연속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날 롯데제과는 9.40% 급등한 280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사흘 동안에만 18% 가까이 올랐다. 140여만 주의 롯데제과 시총은 4조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롯데제과의 주가 행보는 ‘주식을 쪼개면 오른다’는 액면분할 효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크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높은 가격으로 인한 매매 문턱이 낮아질 경우 개인투자자의 수요가 확대되고, 결국 주가 상승 및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란 게 시장의 기대다.
롯데제과는 그간 ‘황제주’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를 당해 거래량이 미미했다. 올 들어 이달 8일까지 하루평균 거래량은 2,023주에 불과했고, 이 중 개인투자자의 몫은 389주에 그쳤다.
롯데제과 주식의 회전율은 코스피 전체 종목의 평균 회전율(0.92%)에 훨씬 못 미치는 0.14%로 나타났다. 주식 회전율은 거래량을 상장 주식 수로 나눈 지표로,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이 거래되지 않는 무거운 주식이라는 뜻. 액면분할을 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가세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대체로 주가가 더 뛰는 경향을 보인다.
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마케팅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쪼갠 아모레퍼시픽이 그런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중국 특수에 힘입어 화장품주 상승랠리를 주도한 아모레퍼시픽은 유통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3월3일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나누기로 결정했다. 액면분할 결정 전날(지난해 3월2일) 아모레퍼시픽 종가는 28만4,973원(액면분할에 따른 환산주가 기준)이었다.
그러나 주가 상승 및 거래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액면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지난해 4월21일)에 38만8,500원까지 올랐고, 변경상장 후에는 40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체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액면분할 결정 후 40%가량 불어났다. 아모레퍼시픽은 개인투자자 거래량 비중도 액면분할 전 30%에 못 미쳤지만, 변경 상장일에는 52.81%로 껑충 뛰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롯데제과가 제2의 아모레퍼시픽이 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식품업종 중 고가주로 꼽히는 오뚜기나 오리온도 액면분할 효과를 지켜보고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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