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 중에도 영화관이나 백화점 등 사람이 몰리는 곳을 다니며 소매치기를 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영화관이나 백화점 등을 돌며 한눈을 팔고 있는 여성들의 가방과 지갑 등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최모(35)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월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영화관 매표소 인근에서 영화 팸플릿을 보고 있던 A(25ㆍ여)씨에게 접근, 현금 10만원이 든 가방을 훔쳐 달아나는 등 최근 한 달 동안 이곳에서만 세 차례 소매치기를 했다.
최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해 8월 27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서울 강남구와 광진구 마포구 일대 백화점과 영화관에서 총 11차례에 걸쳐 4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주요 타깃은 20~30대 여성으로 이들이 쇼핑을 하거나 다른 일에 정신이 팔린 틈을 노려 가방과 휴대폰 등을 채간 뒤 달아났다.
경찰은 여러 차례 범행이 발생한 영화관 폐쇄회로(CC)TV로 최씨를 특정하고 이곳에서 일주일간 잠복한 끝에 지난달 25일 범행 대상을 물색 중이던 그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절도 등 전과 12범인 최씨는 이전에도 같은 범행으로 1년간 징역을 살다 2013년 출소한 뒤 특별한 직업 없이 PC방과 사우나를 전전하거나 노숙을 하며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검거 당시 그는 앞서 저지른 다른 절도로 이미 5건의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10대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10여 년 전 남은 가족이던 누나와 연락이 끊긴 뒤 먹고 살기 어려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파가 몰리는 장소에서는 가방 등 소지품을 몸에 가까이 두고 이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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