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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개선안’ 이해 갈리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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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개선안’ 이해 갈리는 기업들

입력
2016.03.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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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8층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공
서울 잠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8층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공

요건 완화 부분 입장차 뚜렷

롯데 월드타워ㆍSK 워커힐점

기사회생 기회에 긍정 반응

신세계ㆍ두산 “경쟁 과열 우려” 반박

기재부는 “정해진 것 없다” 신중

이달 중 발표 예정인 정부의 면세점 제도 개선안을 두고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복잡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특허기간 연장과 특허수수료 인상, 특허요건 완화 등을 포함한 면세점제도 개선 방안을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일단 특허기간 연장이나 특허수수료 인상에 대해서는 면세점업계에서 별다른 이견이 없다. 하지만 특허요건 완화 부분에선 입장 차이가 뚜렷하다.

업계 일각에선 이번 개선안에 면세점 신규특허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가를 받아야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는 현행 특허제를 신고만 하면 가능하도록 바꿔 자율 시장경쟁에 맡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 역시 특허 요건을 합리적으로 바꾸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면세점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점은 회생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올해 5,6월 각각 문을 닫아야 하는 워커힐점과 월드타워점은 현재 관세청에 재고 소진을 위해 특허 만료 유예를 신청해놓고 시한부 영업 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월드타워점이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면 일자리 확대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며 “서울 강남권 면세점은 코엑스점만 남게 되는데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도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6,120억원을 올린 월드타워점은 2014년말부터 3,000억원을 투자해 확장 공사를 벌였다.

SK네트웍스도 비슷한 입장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워커힐에서 면세점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면 경기ㆍ강원지역까지 연결할 수 있는 ‘동부권 관광벨트’ 조성으로 국내 관광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2,870억원을 올린 워커힐점도 확장공사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다.

하지만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로 선정된 신세계와 두산은 다른 입장이다. 신세계와 두산 관계자들은 “정부 결정에 앞서 민감한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지만 롯데나 SK네트웍스에게 기회를 준다면 국내 면세점업계의 과열 경쟁 문제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포화상태인 면세점 시장에 또 다시 면세점 특허를 늘린다면 신규 면세점의 안정적인 시장 진입이 힘들어지고, 국내 면세점 업계의 경쟁력에도 도움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논란 때문에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아직까지 정해진 게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달 16일 면세점 제도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 논의를 통해 정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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