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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전당 광주폴리... 서있는 그곳이 바로 예술이더라

입력
2016.03.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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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야경.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야경.

광주의 도심이 화려해졌다. 지난 연말 문을 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힘이 크다.

처음 마주한 아시아문화전당의 위용은 어마어마했다. 5ㆍ18 광주항쟁의 심장부인 금남로 옛 전남도청 뒤쪽을 파고 들어가 거대한 지하도시가 만들어졌다. 연면적 16만1,000㎡인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문화예술기관이란다. 아시아문화전당은 크게 5개 시설로 나뉜다. 옛 도청과 경찰청 건물에 들어선 민주평화교류원이 있고 지하 공간에 예술극장, 문화창조원, 문화정보원, 어린이문화원 등이 있다.

건물의 90% 이상이 지하로 조성됐고 건물 옥상은 도심공원이다. ‘빛의 숲’을 주제로 한 건물이라 실내에 들어가도 땅속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건물 지붕에 설치된 70여 개의 채광정의 효과 덕이다. 채광정은 낮에는 눈부신 햇살을 지하까지 받아들이고 밤에는 은은한 불빛을 뿜어낸다.

낮 동안 아시아문화전당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했다면 밤에는 그 야경에 취해볼 때다. 바로 앞 광장엔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젊은이들로 흥겹고 벤치엔 커플들이 사랑을 속삭인다. 예술도 청춘도 함께 품어주는 공간이다.

광주폴리프로젝트의 광주사랑방.
광주폴리프로젝트의 광주사랑방.

아시아문화전당을 둘러보고 금남로와 충장로 주변을 어슬렁거릴 때다. 거리에서 뜻밖에 마주한 다양한 예술작품들에 놀랐다. 우연히 고개를 들어보니 내가 선 그곳이 바로 예술이었던 것. 그제서야 광주가 비엔날레의 도시란 게 떠올랐다. 1995년 처음 시작된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에서 오래되고 이름난 현대예술 비엔날레 중 하나다.

거리에서 마주친 작품들은 2011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시작된 광주폴리프로젝트의 결과물 들이다. 폴리(Folly)의 건축학적 의미는 본래의 기능을 잃고 장식적 역할을 하는 건축물을 뜻한다고 한다. 우스꽝스러운 짓이란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하지만 도시의 특별한 장소에 놓여지는 이 작품들을 통해 거리는 특별해지고 문화적 활력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광주폴리프로젝트는 1,2차가 완료됐고 현재 3차가 진행중이라고. 광주폴리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해설을 들으며 각 작품들을 찾아갈 수 있다. 전문가의 해설 없이 무작정 걷다가 그 작품들을 만날 때의 생경함도 감동이다.

서원문제등
서원문제등
광주사람들.
광주사람들.

제봉로 학원거리앞에 서있는 등대 모양의 작품은 ‘서원문제등’. 독일 작가 플로리안 베이겔 작품으로 광주 읍성의 동쪽 문이었던 서원문을 상징하는 것이란다. 한미쇼핑사거리에 수많은 강철막대를 이어 붙여 구름처럼 말아 올린 건 ‘광주사람들’이란 작품이다.

유동성조절.
유동성조절.
열린장벽.
열린장벽.

금남로공원 북쪽 모서리엔 색다른 지하도 입구가 있다. 이것도 광주폴리다. 공원과 인도, 지하상가를 상호 유기적으로 공존하게 하는 개념이 들어간 ‘유동성 조절’이란 작품이다. 광주세무서 사거리에 있는 ‘열린장벽’은 공중에 떠있는 성벽의 돌을 상징한단다. 광주읍성의 기억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열린공간.
열린공간.
잠망경과 정자
잠망경과 정자

광주 구 시청이 있던 곳의 ‘열린공간’도 재미있다. 한국의 나무기둥이나 누각, 처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올린 이 작품 아래엔 항상 만남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대성학원 앞의 ‘잠망경과 정자’는 높은 건물이 들어서며 시민들의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상황에 주목해 세워진 것이라고. 25m 높이의 잠망경을 통해 시원한 경관을 선사한다.

아시아문화전당 앞 차로에 서있는 특이한 모양의 버스정류장은 ‘광주사랑방’. 짧은 계단이 있는 구조로 시민들의 쉼터이자 전망대 역할을 한다. 운이 좋으면 지하철에서도 광주폴리를 만날 수 있다.

광주=이성원기자 sungwon@hankookilbo.com

탐구자의 전철.
탐구자의 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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