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총장, 필리핀 총장과 MOU 체결
현지교민 사건도 검찰이 직접 수사키로
과학수사기법 전수 ‘검찰 한류’도 추진
범죄를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피한 이들에 대한 송환 및 현지교민이 피해를 입은 사건 수사에 우리 검찰이 직접 나설 수 있게 됐다.
대검찰청은 9일 김수남 검찰총장과 클라로 아레야노 필리핀 검찰(NPS)총장, 비르힐리오 멘데스 국가수사국(NBI) 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 검찰과 NPS, NBI가 범죄자 송환 및 교민관련 수사에 협력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상대국으로 도피한 자국민의 송환 등 각종 업무지원을 위해 상대국에 직원을 파견하거나 협력팀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자국민ㆍ자국 기업이 관련된 사건에 대해 신속한 처리와 협력, 정보제공 등의 내용이 담겼다. 우리 검찰은 필리핀에 디지털 증거확보 및 유전자 감식, 사이버 범죄수사 등 과학수사기법을 전수해 ‘검찰 한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필리핀 내 한국인 상대 범죄는 총 528건으로 2012년 262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살인, 강도 범죄 역시 2012년 각각 6건과 4건에서 2015년 11건과 1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현재 필리핀으로 도피해 기소가 중지된 한국인은 모두 672명으로 중국, 미국 다음으로 많다. 2014년 기준으로 필리핀에 거주 중인 한국인은 8만9,000여명이며 방문자는 연간 100만명이 넘는다. 앞서 우리 경찰도 2007년 필리핀 경찰과 MOU를 맺은 데 이어 2010년 현지에 ‘코리안 데스크’를 만들어 한국인 사건 전담에 힘쓰고 있다.
아레야노 총장은 “초국가적 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다른 나라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MOU 체결과 함께) 과학수사, 사이버범죄수사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아레야노 총장은 지난 6일부터 법무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동행한 검사장 11명과 NBI간부들은 오는 19일까지 남아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 및 분석교육, 교도소 및 산업현장 견학 등의 일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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