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의 집값이 10년 전에 비해 무려 400%나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베이징에선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군의 낡은 단칸 집이 10억원 넘는 고가에 거래되는 일도 생겨났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중국경제주간’이 2006년을 기준으로 최근의 경제생활 실태를 조사해 9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베이징의 평균 집값은 2006년에 1㎡당 7,375위안(약 137만5,000원)이었지만, 올해에는 이보다 약 380% 상승한 3만5,400위안(약 672만6,000원)이었다. 연평균 17.5%씩 수직 상승한 셈이다. 2006년 1㎡당 7,039위안(약 133만7,000원)이던 상하이의 평균 집값도 매년 17.6%씩 뛰어 10년간 상승률이 384.6%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베이징 시청(西城)구의 원창(文昌)골목 안에 있는 11.4㎡ 원룸이 530만위안(약 10억7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 시세에 비해서도 160만위안(약 3억원)이 오른 가격이다. 중국 언론들은 “잡초가 무성한 단칸짜리 낡은 집이 금 20㎏ 가격에 팔렸다”고 놀라워했다. 이 곳은 명문 초등학교 중 하나인 실험2초등학교 근처다. 학군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올해 중국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는 집값 문제도 핵심 의제 중 하나다. 웬만한 대도시에선 집값 폭등으로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시작됐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교육자원의 불균형과 교육권의 불평등 문제는 이 같은 악순환을 가속화하는 핵심요인 중 하나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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