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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급자재는 나의 것

입력
2016.03.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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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용 시멘트 빼돌리고 헐값에 집 짓고

진도군청 간부ㆍ지역기자 등 4명 입건

전남 진도군청사 /2016-03-09(한국일보)
전남 진도군청사 /2016-03-09(한국일보)

전남 진도군청 한 고위공무원이 관급공사 업자를 고용해 자신의 원룸을 시중가보다 싸게 시공하고 관급자재를 빼돌려 사용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9일 자신의 원룸을 시공하면서 관급공사용 시멘트를 빼돌려 사용하고 관급공사와 관련 있는 업자를 고용해 시세보다 싸게 시공한 진도군청 5급 공무원 A씨를 뇌물수수와 배임증재 등 혐의로 입건됐다. 또 A씨와 공조한 관급공사업자 2명을 뇌물공여 혐의로, A씨의 부탁을 받고 뇌물을 전달하려 한 지역 언론사 기자 B씨를 배임증재 및 방조 혐의로 각각 입건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6월 중순부터 8월까지 진도여성문화회관 신축 관련 담당(6급) 으로 일하면서 관급공사 자재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검수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하도급업자에게 자신의 원룸을 싸게 시공하게 해 1,6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A씨는 회관 공사를 맡은 모 건설사 현장소장 C(43)씨와 함께 남은 시멘트 100포대(44만원 상당)를 자신의 원룸을 짓는 데 쓰고 하도급업자인 D(34)씨를 개인적으로 고용, 시세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원룸 형틀 공사를 맡겨 사실상 뇌물을 받았다.

또 A씨는 지난해 7월쯤 지역 언론에서 취재가 시작되자 보도 자제를 부탁하며 친분이 있던 다른 기자를 통해 현금 200만원이 든 봉투를 전달하고 군의회 군정질문에서 뇌물수수를 거론하려는 기초의원에게도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으나 두 사람의 반발로 돌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해 7월 5급 사무관으로 승진했으나 이 사건이 불거지면서 보직이 변경됐다.

진도군 관계자는“재판 등 사법 처벌 결과에 따라 징계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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