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실현”
핵탄두 실물 모형 앞에서 첫 주장
“미사일 탑재 가능” “조악한 모조품”
전문가들 ‘구형 물체’에 평가 갈려
한미는 “당장 실현가능성 없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핵 탄두 실물 모형을 앞에 두고 “핵 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직접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핵탄두를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지시한 데 이은 것으로 핵무기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9일 김 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우리식의 혼합장약 구조로서 열핵반응이 순간적으로 급속히 전개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로 설계된 핵탄두가 정말 대단하다” 이라며 “이것이 진짜 핵 억제력”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또 “핵시설들의 정상 운영을 높은 수준에서 보장하며 필요한 핵물질들을 꽝꽝 생산하여 핵무기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보다 위력하고 정밀화, 소형화된 핵무기들과 그 운반수단들을 더 많이 만들 뿐 아니라 이미 실전배비(배치)한 핵타격수단들도 부단히 갱신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선제타격권은 결코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며 “미제가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핵으로 덮치려 들 때는 주저없이 핵으로 먼저 냅다 칠 것”이라고 위협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보도하며 핵 탄두 추정 모형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핵폭탄이 정상적으로 일어나도록 밀도를 높여주고 핵분열을 연속적으로 발생하게 하는 기폭장치로 보이는데 실물크기는 50~60cm로 이 정도면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축구공 무늬의 조각이 하나의 폭약으로 보면 되는데 족히 봐도 72개는 넘는 상당히 정교하게 만든 수준으로 KN-08에도 실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핵 무기 실전배치 가능성에 대해 “소형화 기술은 상당한 단계이나, 핵탄두를 탄도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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