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가 열린다. 구글은 이번 대국을 치르기 전 간담회를 통해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하사비스)와 이세돌 9단을 초청해 결의를 다졌다. 다음은 간담회에서 하사비스, 이세돌 9단과 취재진간 나눈 일문일답.
▲ 하사비스 CEO(왼쪽)와 이세돌 9단이 일문일답을 준비하고 있다. 구글 코리아 제공
Q. 알파고 최대 약점과 강점은?
A. 하사비스: 알파고의 강점은 사람처럼 피로를 느끼지 않으며, 절대 겁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파고는 기계이기 때문이다(웃음). 약점을 찾기 위해 우리는 시스템을 여러차례 테스트를 하며 보완해왔다. 얼마나 성능이 뛰어난지 예측지를 갖고 있지만 이번 대국을 통해 약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이세돌 9단은 여전히 자신감을 보이는 듯 하다. 하사비스 CEO가 직관이 바둑경기에서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세돌 9단은 직관과 계산(수 읽기)이 바둑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는가.
A. 이세돌: 자신감은 여전하지만 생각은 조금 바뀌었다. 아직은 인간의 직관력이나 감각들을 컴퓨터 인공지능이 따라오긴 무리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알파고의 알고리즘 설명을 듣고 인간의 직관을 어느 정도 모방이 가능하다고 듣게 돼 조금 긴장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5대 0까지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사비스: 직관은 바둑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 시스템이 직관을 잘 모방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 왔다. 이를 통해 전문가의 직관을 잘 모방하도록 실험하는데 주력했다. 직관을 모방하는 것은 그만큼 큰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Q. 인간도 바둑을 두다가 어느 시점에서 막히는 병목현상과 마주한다. 알파고가 뛰어난 자가학습 능력과 인간과 겨룰 수 있는 재능을 지녔다고는 하나 이러한 병목현상은 없는 것인가.
A. 하사비스: 우리도 이러한 부분을 테스트 해보고 싶다. 현재 알파고의 학습이나 능력 향상의 한계를 보지 못했다. 앞으로 주의깊게 이점에 대해 더 살펴보겠다.
Q. 인간이 아니라 기계와 붙는데 상대방에 대해 어떻게 분석을 하고 있는지
A. 이세돌: 숱한 대국을 해왔는데 이런 생소한 느낌은 처음이다. 기사(사람)간 대결이 아니다보니 준비하는 것도 다르다. 바둑은 상대방의 기운을 읽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경기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혼자 두는 느낌을 받는다. 가상 연습을 하루에 한 두 시간동안 해서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알파고는 매 순간 자가 학습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대국은 총 다섯 판을 치르는데, 알파고가 전날 대국을 학습할 때 기계적인 학습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개발자들도 투입돼 알고리즘을 수정하는 방식인지.
A. 하사비스: 일단 알파고가 만들어진 방법을 보면 하루만에 알고리즘을 수정할 수 없는 구조다. 알파고는 스스로 학습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국 한 판으로 학습할 데이터도 충분치 않다. 물론 경기가 많은 정보를 주겠지만 개발자들이 저녁마다 수정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Q. 궁극적으로 이번 대국을 통해 구글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A. 하사비스: 알파고가 정말 강력하면서도 유연한 학습 알고리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국 결과와 상관없이 인간의 창의성의 힘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알파고도 과학자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파고를 통한 인공지능의 발전을 통해 의료 및 보건 분야에 활용됐으면 좋겠다. 기계학습이 앞으로 의료진이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파고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은 대량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하기 때문에 인류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Q. 국내 프로기사들이 판 후이와의 알파고의 기보를 분석한 결과, 과거에 쓰는 수법을 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세돌 9단과 대국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학습법이 있는지.
A. 하사비스: 이번 경기를 앞두고 특수 트레이닝은 하진 않았다. 물론 10월달에 탑재된 버전과 이번 버전에는 차이가 있다. 자가 학습 데이터를 많이 생성했고 양질의 데이터가 추가됐다. 판 후이 9단과의 대결전보다 피드백을 더 많이 받았고 강력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Q. 스티븐 호킹 박사 등 일부 과학자들은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이 나온다면 위험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수준의 인공지능이 나오는 시기가 언제라고 보는지
A. 하사비스: 인공지능은 아주 강력한 툴이지만 기술 자체는 중립성을 가진다. 인간들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글과 딥마인드도 이러한 부분에 관심이 깊다. 윤리적인 부분을 고려해 인공지능이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게임을 하는 수준에 그친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큰 도전과제를 극복해야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이 만들어 질 것이다.
Q. 알파고가 이기고 나면 체스처럼 바둑도 컴퓨터가 가장 잘하는 게임이 돼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A. 이세돌: 바둑은 고유의 아름다움이 있다. 특히 이번 대국은 알파고가 인간의 철학을 이해하고 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둑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둑의 아름다움 지켜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알파고가 진정한 의미로 스마트(Smart)하다고 보는가.
A. 하사비스: 알파고가 인간처럼 지능적이지는 않다고 본다. 효과적이고 바둑을 잘 두도록 설계됐고 최근 버전은 범용 버전이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지능적인 부분이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
Q. 알파고가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훈련을 했지만 프로기사들의 데이터는 적을 것으로 본다. 결국 격차가 떨어진는 지식까지 쓸어 모아서 학습을 하게 되면 이상한 수가 나오는 등 알파고에 불리한 점이 있을 것 같은데.
A. 하사비스: 알파고는 프로기사 대비 많은 훈련을 했다. 양이 많을 수 있지만 30~35세 프로기사들은 1년에 1,000건정도 대국을 치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보도 많이 공부를 하고 검토를 할 것이다. 스승의 지도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알파고는 이런 부분이 없고 인간과는 달리 정제된 지식을 갖지 못한다. 알파고는 10만여건의 대국을 보고 수 천건의 자가 경기를 치렀다. 방대한 양이지만 스승이 없는 것처럼 지침이 없다는 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알파고도 착점을 할 때 어려운 수를 만나면 시간 차가 있는지.
A. 하사비스: 알파고는 착수 시 시간을 계산한다. 당연히 어려운 수는 더 많은 시간을 요할 것이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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