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홍성지 9단
흑 이동훈 5단
<장면 3> 이동훈이 좌변에 1로 뛰어 들어 삭감을 서둘렀다. 백이 당장 <참고1도> 1로 모자 씌워서 공격하고 싶지만 흑이 2, 4로 자세를 잡으면 주변 백도 허술한 데가 많아서 오히려 역습을 당할 우려가 있다. 그래서 홍성지가 일단 2로 물러섰다.
이동훈은 이 교환 자체로 어느 정도 이득을 취했다고 생각했는지 바로 하변으로 손을 돌려 3으로 어깨 짚었는데 이게 너무 경솔했다. 홍성지가 얼른 손을 빼서 4로 좌변을 크게 둘러싼 게 절호점이다. 이 수가 놓이자 좌변 백진이 단박에 엄청나게 두터워졌다. 따라서 3으로는 먼저 4자리로 뛰어 나가는 게 급했다.
상대가 하변에서 손을 뺐으니 이동훈이 5, 7로 대가를 구하려 한 건 당연하다. 백8로 흑 한 점을 따냈을 때 <참고2도> 1로 이으면 2, 3 다음 A로 끊기는 약점이 남는다. 그래서 이동훈이 그쪽을 잠시 보류하고 9부터 13까지 대신 하변에서 실리를 챙겼지만 홍성지가 14, 18로 두텁게 처리해서 백이 만족스런 결과다. 더욱이 흑은 좌하귀와 하변이 아직 완전히 살아 있지 못한 상태여서 앞으로 중반 전투에서 적잖이 시달림을 당할 것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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