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야권의 부름을 정중히 거절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부터 정치 합류 요청을 받은 정 전 총리는 8일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동반성장을 위하는 길이 있다면 당연히 그 길을 가야 하겠지만 지금의 정치 참여는 오히려 그 꿈을 버리는 일이 될 것 같은 우려가 더 크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저는 무엇이 되느냐보다 무엇을 하느냐에 더 큰 가치를 뒀다”며 “잠시나마 흔들린 마음을 다시 모아 사회활동을 통한 동반성장의 길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또 “앞으로는 정치라는 권력투쟁의 장 대신 흙먼지 묻어나고 땀내 나는 삶의 현장을 더 자주 찾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치로부터 아주 멀리 갈 것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정 전 총리는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는 잘못된 국가정책을 만들어내는 정치에서 파생된 게 사실이며 또 모든 문제는 정치로 귀결되는 게 현실”이라며 “문제의 현장에서 해답을 찾고 동반성장을 제도화하는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정치의 변화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상현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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