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정은 김여정 황병서 등은 남북관계 고려해 제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정은 김여정 황병서 등은 남북관계 고려해 제외

입력
2016.03.08 20:00
0 0
이석준(왼쪽에서 세번째) 국무조정실장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 조치로 우리 정부의 독자적 대북제재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이석준(왼쪽에서 세번째) 국무조정실장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 조치로 우리 정부의 독자적 대북제재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정부가 8일 발표한 독자적인 대북 금융 제재 명단 첫 번째 목록에는‘김영철 전 정찰총국장’이라고 적혀 있다. 김영철은 지난해 사망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및 노동당 대남비서의 후임으로 임명되며 남북대화 및 교류협력 등 대남 사업 전반을 맡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그를 첫 제재 대상으로 지목, 그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김영철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킨 이유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관련된 일을 했다는 증거가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까지 정찰총국장을 지낸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미국 소니사 해킹 사건,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등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이미 미국은 2010년부터 김영철을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지난 3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에도 김영철이 이끌던 정찰총국이 제재 단체로 포함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가 김영철의 직책을 전직으로만 표시한 데는 다각도 전략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WMD 개발에 관여한 인물은 대남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지를 표명한 게 가장 크다. 그러면서도 그의 현 직책인 통전부장을 적시하지 않아 향후 남북관계에 일부 여지를 남겼다고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지금은 북한에 대해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독자 제재 명단에는 김영철을 비롯해 북한의 WMD 개발을 이끌어온 신구세대가 총망라됐다. 박도춘 전 군수담당비서와 주규창 전 군수공업부장, 백세봉 전 제 2경제위 위원장 등이 북한 군수사업의 원로들이라면, 이병철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조춘룡 제2경제위 위원장, 홍영칠ㆍ홍승무 중앙위 및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은 신진 세력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제재 대상의 출입국 제한을 포함시키지 않은 점을 두고 대화와 협상을 위해 일종의 예외조항으로 남겨둔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북한 인사의 남한 방문은 당국간 합의에 의한 것으로, 외국인 출입국 절차와 성격이 다르다”며 “애당초 승인이 필요한 것이라서 제한하고 말고 할게 없다”고 설명했다.

당초 관심을 모았던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나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린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은 명단에서 빠졌다. 물론 이들이 WMD 개발에 관여한 구체적 물증이 없지만, 남북관계 등을 감안한 상징적 조치로 보인다.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제재 명단에 북한 정권의 수뇌부를 겨냥해봤자 북한만 자극해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