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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 시간 만큼... 화끈했던 신고식

입력
2016.03.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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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의 평일 낮 경기에도

전국 4개 구장에 6000여명 찾아

NC 박석민, 친정팀 삼성 상대로

이적 후 첫 홈런 등 볼거리도 풍성

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와 삼성의 시범경기에서 4회말 2사 후 NC 박석민(오른쪽)이 솔로 홈런을 터트린 뒤 전준호 3루 코치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와 삼성의 시범경기에서 4회말 2사 후 NC 박석민(오른쪽)이 솔로 홈런을 터트린 뒤 전준호 3루 코치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프로야구가 4개월 여 만에 다시 찾아왔다. 2016시즌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8일 전국 4개 구장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대전(한화-넥센) 2,000명, 울산(롯데-SK) 1,000명, 수원(kt-두산) 2,500명, 마산(NC-삼성) 738명 등 총 6,238명(추산)의 관중이 올해 첫 경기를 현장에서 즐겼다. 토요일에 열렸던 지난해 시범경기 개막전 5경기 총 관중(3만6,589명)에는 못 미치지만 평일 낮 경기에 다소 쌀쌀했던 날씨를 감안하면 야구팬들의 갈증을 확인할 수 있는 열기였다. 올해 시범경기부터는 주말에 한해서 전 구단이 유료화를 결정해 주말 경기는 정확한 집계가 가능하다.

볼 거리도 풍성했다. 4개 구장에서 모두 9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NC 박석민(31)은 첫 날부터 친정 삼성을 상대로 이적 후 첫 홈런을 쳤다. 박석민은 창원 마산구장에서 삼성전에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5로 뒤진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상대 선발 정인욱의 시속 138㎞ 직구를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15m.

박석민에게 삼성은 각별한 팀이다. 대구 토박이로 2004년 입단 이후 줄곧 푸른 유니폼을 입으며 최고 3루수로 우뚝 섰다.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역대 최고액인 4년 96억원에 NC와 계약했을 때도 ‘대박’을 터트린 기쁨보다 삼성에 대한 마음이 걸렸다. 2015년 12월 NC 소속으로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서 친정 팀 얘기를 하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에도 박석민은 삼성 선수단을 찾아 인사하느라 바빴다.

그러나 추억은 가슴에 묻고 박석민은 새 팀에서 첫 경기부터 홈런포로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박석민이 가세한 NC는 올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특히 나성범-에릭 테임즈-박석민-이호준으로 이어지는 3~6번 중심타선은 상대 팀에 공포 그 자체다. 실제 베일을 벗은 NC 중심 타선은 막강했다. 이날 5번 자리를 박석민에게 내주고 6번에 자리한 이호준은 0-5로 뒤진 2회말 추격을 알리는 솔로포를 가동했다. 부상 탓에 2군 대만 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돌아오자마자 호쾌한 한 방을 날렸다. 6회에는 1사 후 나성범이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로 포문을 열자 테임즈가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이후 박석민의 좌중간 안타로 1사 1ㆍ2루를 만들었고, 이호준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연결했다. 그러나 후속 타자 용덕한의 병살타로 NC는 점수를 내지 못했다.

경기는 3-5로 졌지만 NC 중심타선은 나성범 2타수 1안타 1볼넷, 테임즈 3타수 1안타 1타점, 박석민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이호준 2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등 4명이 5안타(2홈런) 3타점을 합작하며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신예 투수들의 호투를 앞세워 넥센을 4-2로 눌렀다. 한화의 5선발 후보로 꼽히는 좌완 김용주는 선발로 등판해 3이닝을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좌완 고졸 2년차 김범수도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5강 후보로 꼽히는 롯데는 울산 SK전에서 패배 위기에 몰렸다가 극적으로 6-6 무승부를 거뒀다. 롯데는 2-0으로 앞선 5회 1사 1ㆍ3루에서 김성현의 유격수 앞 땅볼로 추격점을 내준 뒤 SK 새 외국인타자 헥터 고메즈에게 좌월 3점 홈런포를 얻어맞아 2-4로 역전을 허용했다. 6회말 박종윤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했으나 7회초 SK 선두타자 최승준에게 우중월 솔로포를 내줘 점수 차는 다시 벌어졌다. 그러나 3-6으로 뒤진 9회말 세 타자 연속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를 만든 뒤 김준태의 좌익선상 2타점 2루타에 이어 강동수의 희생플라이로 균형을 맞췄다.

타력을 대폭 보강한 막내 kt는 수원에서 김상현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5-5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상현은 1회말 2사 1루에서 두산 선발투수 노경은의 2구째 시속 144㎞짜리 직구를 공략해 중견수 뒤 펜스를 넘기는 2점포를 쏘아 올렸다. 2016시즌 시범경기 1호 홈런이다. 김상현은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노경은의 5구째 시속 144㎞짜리 직구를 밀어쳐 우측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15m의 솔로아치를 그렸다.

광주 KIA-LG전은 비로 취소됐다. 수원=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대전=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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