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인삼공사’ 프로농구 4강 PO
3점 장착해 분위기 반전 카드 부상
“의외의 선수가 나와야 한다.”
단기전을 치르는 모든 감독들의 바람이다. 플레이오프는 이미 팀 전력이나 전술이 충분히 파악된 상태에서 맞붙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지면’ 쉽게 경기를 풀 수 있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가 서울 삼성과 6강 플레이오프를 3승1패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깜짝 카드’ 덕분이었다.
전주 KCC와 KGC인삼공사의 4강 플레이오프 역시 ‘조커 전쟁’이 시리즈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먼저 재미를 본 팀은 KCC였다. KCC는 7일 1차전에서 김민구가 15분24초를 뛰며 3점슛 3개 포함 11점을 올렸다. 특히 3쿼터 중반 터진 연속 3점포는 인삼공사를 녹다운 시킨 결정적인 KO 펀치였다.
반면 KGC인삼공사의 ‘비밀병기’ 전성현은 15분38초 동안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3점슛 2개를 던졌지만 모두 실패했다. 전성현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총 12개의 3점슛을 넣어 큰 활력소가 됐지만 KCC를 맞아서는 주춤했다. 조커 싸움에서 웃은 KCC는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민구는 “플레이오프에서는 주축 선수 말고도 다른 선수가 나와야 팀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내가 그런 역할을 하고 싶었다”며 “슛 밸런스를 잊지 않기 위해 집중했고, 자신 있게 슛을 던지려고 했다. 앞으로도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한 방을 터트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추승균 KCC 감독도 김민구의 활약을 반겼다. 추 감독은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며 “능력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믿고 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전성현은 1차전에 부진했지만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이 믿고 쓰는 슈터다. 주포 이정현이 살아나기 위해서라도 전성현이 터져야 수비를 분산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1차전에서는 KGC인삼공사의 6강 플레이오프 경기를 보고 외곽 수비를 준비한 KCC에 묶였지만 계속 당할 수만은 없다.
양 팀의 조커 김민구와 전성현은 또한 팀과 동료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 김민구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음주 운전에 따른 교통사고로 한 해를 통째로 쉬었고, 전성현은 시즌 개막에 앞서 중앙대 재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에 따른 징계로 정규리그를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김민구는 “나로 인해 팀이 피해를 봤으니까 보답을 하고 싶다”며 “지금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농구했던 기억이 없다. 남들은 슛을 아무렇지 않게 던진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정말 간절하게 던진다. 성공을 해야 다음 기회도 찾아오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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