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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플러스] 알파고 파급력에 구글-이세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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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플러스] 알파고 파급력에 구글-이세돌 웃는다

입력
2016.03.0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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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경기가 9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막을 올린다. 인공지능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8일 열린 개막 간담회에서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이세돌 9단이 직접 참석해 대회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도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구글은 이번 대국에 바둑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 8일 개막 간담회 현장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 '100만불'의 신화될까…구글의 알파고 마케팅

이번 세기의 대결로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은 전 세계에 존재감을 알렸다. 대국이 가지는 의미는 구글에게나 이세돌 9단 모두에게 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장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전세계에서 200여명의 취재진들이 몰려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을 취재하기 바빴다. 그만큼 세계적 관심도가 높은 것이다. 국내 언론에서도 다양한 예측 및 분석기사를 통해 집중 조명할 만큼 글로벌 홍보 효과는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5번의 대국이 시작되면 그 효과는 배로 늘어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가 IBM이 만든 인공지능 딥블루와 자사의 알파고를 비교 설명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구글은 이번 대국에 약 125만달러를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돌 9단이 승리할 경우 가져갈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우승 상금 100만달러(한화 약 12억원)와 대국료 15만달러, 판단 승리수당 2만달러씩 5경기까지 총 125만달러(약 15억원)가 된다.

알파고의 개발비를 제외하고 이번 대국만을 위해 구글이 준비한 금액은 약 200만달러(약 24억원) 안쪽으로 단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투자금 대비 구글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수백배는 될 것으로 분석했다.

먼저 구글은 승패와 관계없이 인공지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관련 산업의 선두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이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승리를 거두게 되면 구글은 인공지능 개발 전문 기업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

의료, 자율주행 등 인공지능이 필요한 분야에서 구글의 인공지능 활용도는 높아질 것이고, 나아가 글로벌 산업에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구글의 이익은 천문학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 알파고와의 대국을 앞둔 이세돌 9단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이세돌 9단도 간담회에서 "알파고와의 대결로 성장할 수 있는 점이 크다고 본다"고 얘기했을 정도로 다양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대전료를 비롯한 상금을 얻을 뿐 아니라, 인류를 대표해 세기의 대결에 서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다. 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인공지능을 꺾은 최강의 인류로 올라서게 되며 바둑계 전설의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다.

국내 산업 분야에서도 경쟁력 제고를 노릴 수 있다. IT 강국으로 떠올랐다가 최근 둔화된 성장세를 보였던 한국은 인공지능의 '테스트 베드(실험 환경)' 무대를 제공함으로써 현재 개발중인 5G(5세대 이동통신)와 가상현실(VR)과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국내 관련 산업에 대한 연구도 높아질 전망이다.

바둑에 대한 관심도 환기시킬 수 있다. 세기의 대결로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콘텐츠 산업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 직관도 모방하는 알파고, 이세돌 위협할까

이번 대국은 백을 잡는 기사에게 7집 반의 덤을 주는 중국식 규칙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알파고가 1년 6개월간 중국식 규칙으로 훈련했기 때문이라고 딥마인드 측은 설명했다. 제한시간은 각각 2시간이며 모두 사용하면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진다.

그렇다면 이번 대국에서의 승자는 누가 될까.

이세돌 9단은 자신의 승리를 점치고 있으며 구글 딥마인드도 이세돌 9단이 이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알파고가 한 판이라도 가져갈 경우 그 의미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구글이 2014년 딥마인드사를 인수해 개발중인 인공지능은 점차 그 발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세돌 9단과 갖는 대국의 경우 일종의 중간점검을 치르는 형태라는 입장이다.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간담회에서 "현재 알파고는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은 아니다"라며 "지금 단계는 게임을 치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알파고를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선 모습. 구글코리아 제공

키포인트는 직관을 모방하는 알파고의 학습법이다. 간담회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CEO는 알파고의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했다. 하사비스 CEO는 "알파고가 전문가의 경기 방식을 모방하게 했는데 인간보다 더 뛰어난 직관을 하도록 수십만건의 자가 경기 훈련을 해왔다"고 밝히며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판 후이 2단과의 대결보다 진화했음을 밝혔다.

완승을 자신했던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알고리즘을 듣고 다소 긴장한 기색을 보였다. 인간이 바둑에서 갖는 강점인 직관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모방한다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이세돌 9단은 언급했다.

이세돌 9단은 "아직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관력이나 감각까지는 따라오지 못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하사비스 CEO의 알고리즘 설명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경우는 적지만 만약 인간적인 실수가 나온다면 그 판에서 패배할 가능성도 있다고 느꼈다. 완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데미스 하사비스 CEO, 이세돌 9단,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 구글코리아 제공

한편 대국은 9일 오후 1시부터 15일까지(11일, 14일 제외) 1일 1판씩 총 다섯 번의 대결로 승부를 가리게 된다. 전 경기는 유튜브와 바둑TV, 아프리카TV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안방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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