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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의 현실… 청년층 가계소득 사상 첫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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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의 현실… 청년층 가계소득 사상 첫 마이너스

입력
2016.03.0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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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취업난 등 고스란히 반영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20~30대 청년층 가계소득이 사상 처음 뒷걸음질을 쳤다. 전 연령대에서 유일한 마이너스 증가율이다. 취업난은 점차 심화되고, 취업을 하더라도 인턴이나 비정규직 등에 머무는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수치라는 분석이다.

8일 통계청의 ‘2015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1만6,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0.6% 감소했다. 이 연령대의 가구 소득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03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최근 들어서는 5.2%(2011년), 2.9%(2012년), 7.4%(2013년), 0.7%(2014년) 등으로 증가율이 점차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증가세는 유지해왔다.

소득이 줄어든 것은 39세 이하 가구가 유일했다. 40대 가구는 작년 월평균 소득이 495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2.8% 늘었으며 50대 가구는 505만5,000원으로 2.0% 증가했다. 60대 이상 역시 6.8% 늘어난 300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청년층과 중장년층 가구의 소득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청년층의 소득 감소에는 청년실업의 영향이 크다. 작년 청년(15~29세) 실업률은 9.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월에도 청년 실업률은 9.5%로 1월 기준으로 2000년1월(11.0%) 이후 16년만에 기록을 갈아치웠고, 2월에는 두 자릿수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된 취업준비생 등이나, 취업 때문에 졸업을 미루고 있는 대학생까지 고려한다면 실질적인 청년실업률은 20%를 훌쩍 뛰어넘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신규 채용 청년층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64%에 달했다. 셋 중 둘은 정규직에 비해 급여가 적을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으로 취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통계청은 지난해 처음 직장을 잡은 청년층 400만명 가운데 20.3%(81만2,000명)가 1년 이하 계약직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취업 초년생인 청년층은 소득의 대부분을 월급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고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연히 소득이 줄어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줄어드는 소득에 청년층의 대처 방법은 ‘허리띠 졸라매기’였다. 39세 이하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335만9,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0.9% 감소했다. 이 역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의류·신발(-9.3%), 가사용품 및 가사서비스(-10.7%) 등 필수적이지 않은 품목을 중심으로 소비를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정부가 고용 현장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면밀한 파악을 한 뒤 대기업은 일자리를 많이 늘릴 수 있도록, 중소기업은 일자리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청년·여성 일자리 대책을 마련, 발표할 계획이다.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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