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이라는 송창식의 노랫말이다. 실제 동백꽃이 떨어지면 정말 ‘후두둑’ 소리가 난다. 다른 꽃들과 달리 큼직한 꽃봉오리가 덩어리째 떨어지기 때문이다. 요란하게 땅에 떨어진 동백꽃을 살펴보면 땅에서 금방 피어난 꽃처럼 보인다. 흔히 동백꽃은 ‘두 번 피어나는 꽃’이라 했는데 그 연유는 나무에서 처음 피어나고 또 한 번은 땅에서 피어나기 때문이다. 땅에 떨어진 동백꽃을 본 귀양지의 선비들은 붉은색의 꽃봉오리에서 목이 잘린 선비의 모습을 떠올려 깊은 슬픔에 빠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3월 중순이면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는데 특히 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강골마을 열화정 주변의 동백이 아름답다. 조선 헌종 때 세워진 정자인 열화정 주변으로 오래된 동백나무가 에워싸고 있고, 바로 앞에는 연못이 있는데 만개한 동백이 땅이 아니고 연못에 떨어진 색다른 풍경은 찾는 사람들의 눈을 황홀하게 만든다. 빗방울이 만드는 기하학적인 문양과 바람 따라 흘러 다니는 동백꽃을 본다면 쉽게 발길을 돌리기 힘들다. 남녘에 봄비가 내리면 붉어서 슬픈 동백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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