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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북핵 문제 3~5자 접촉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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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북핵 문제 3~5자 접촉도 가능”

입력
2016.03.0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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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8일 전인대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8일 전인대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8일 북핵 및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3~5자 접촉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간 재개를 촉구해온 6자회담 외에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5자회담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왕 부장은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 문제를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우리는 각국이 제기한 3자, 4자, 나아가 5자 접촉까지를 포함해 모든 것에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책으로 병의 증상에 따라 약을 처방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제재와 압력을 맹신하는 것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확고부동한 목표이며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은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와 관심사항”이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의 병행추진을 거듭 주장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과 관련, 왕 부장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각종 결의를 충실하게 집행할 책임과 능력이 있다”며 철저한 이행을 약속했다. 그는 북한의 민생부문 제외에 대해서도 “결의안 집행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태도로 필요한 평가와 검증ㆍ감독을 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왕 부장은 이어 “이번 결의안에는 6자회담 재개 지지와 각국에 정세 긴장을 격화시키는 행동을 취하지 말라는 촉구도 포함됐다”고 환기한 뒤 “이런 내용이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화약냄새가 감도는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모두에게 재앙”이라며 “한반도의 안정과 중국의 안보이익이 이유 없이 피해를 보는 것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전날 한미 양국이 역대 최대규모의 키리졸브(KR)와 독수리(FE) 연합훈련을 시작한 것과 관련한 불만과 반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정부는 대북 제재 목표에 대해 북한이 6자 회담을 통한 비핵화 협상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수석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하지만 북한이 이러한 의지를 보이지 않아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선다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한미간 협의가 필요 없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토너 대변인은 “사드 배치에 대한 한미간 협의는 북한 행동에 대한 대응 차원이며 초점은 북의 위협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도 “6자 회담의 재개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원한다”라며 “사드 배치에 대해선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간 사드 협의는 잠재적 배치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라며 “젊은 독재자(김정은)가 더 책임 있는 길로 나아가려는 의지와 능력이 있다면 협의는 필요 없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이날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없어’라는 언론성명을 내고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 대북정책의 최우선이고 이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미국 대사관의 성명은 국내에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성명은 “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하는 데 있어 의견이 확고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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