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반등하며 40달러 선을 회복했다. 주요 산유국들이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생산량 동결을 논의하는 등 공조 움직임이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원유 공급량 증가,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이유로 20달러 선마저 붕괴될 지 모른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국제유가가 바닥을 찍고 상승 흐름을 탄 분위기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5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40.84달러에 마감됐다. 전 거래일보다 2.12달러(5.5%)나 급등한 것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40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12월9일(40.11달러) 이후 3개월만이다. 올들어 최저점이었던 1월20일(27.88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46.5%나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도 전 거래일 대비 1.98달러(5.5%) 오른 배럴당 37.90달러에 마감됐다. 이 역시 지난해 12월24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유가 반등은 산유국의 경쟁적인 원유 생산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 4개국이 생산량을 동결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남미 산유국도 유가 안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에콰도르의 길라우메 롱 외무장관은 11일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멕시코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업체 피라에너지그룹 개리 로스 회장의 인터뷰도 유가 반등에 영향을 줬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주요?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들이 국제 유가의 균형 가격으로 배럴당 50달러를 언급하기 시작했다”며 “이것이 국제 유가의 새로운 기준점(anchor)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마즈루에이 석유장관도 언론에 “현재와 같은 저유가에서는 모든 산유국이 산유량을 동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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