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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은경, 23세 꽃다운 나이를 즐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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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은경, 23세 꽃다운 나이를 즐길 시간

입력
2016.03.0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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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경은 자강불식(自强不息ㆍ스스로 힘을 쓰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쉬지 아니함)의 자세다. 1994년생이지만 벌써 데뷔 13년차 베테랑이다. 아역시절부터 수많은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 때의 심은경은 연기 한 길만 보고 달렸다. 2010년 돌연 미국 피츠버그에서 3년 여 간 유학 생활을 했다. 외로운 시기였지만 그만큼 성장했다. 하고 싶은 연기를 잘 하기 위해선 스스로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돌아온 심은경은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며 진짜 본모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10일 개봉하는 '널 기다리며'는 데뷔 이래 첫 스릴러 도전이다.

"'널 기다리며'에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소녀 희주 역할을 맡았다. 변신이라는 거창한 생각은 없었고 그냥 평소 하고 싶었던 장르였다. '심은경이 저런 얼굴도 있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기쁠 것 같다."

-희주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인물이다.

"맞다. 정상인이 아니다. 순수성과 잔인성이 공존한다. 대사도 특이하다. 계부와의 관계 속에서 희주가 느끼는 감정은 연기하면서도 무서웠다. 그 장면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중 액션신이 많던데.

"버틸 수 있는 정도였다. 쉽진 않았다. 너무 위험하면 또 대역이 있으니까. 가장 힘들었던 건 옥상에 앉아 있는 장면이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그 어떤 액션보다 힘들었다.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없는 공포였다."

-연기할 때 어떻게 캐릭터를 잡았나.

"시나리오가 아주 자세했기 때문에 수면위로 희주가 보였다. 희주는 내재된 분노가 자연스럽게 쌓인 친구다. 싫어하는 사람에겐 말보다 행동이 앞선다. 그런 당연한 분노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스크린으로 내 모습을 보니 연기가 많이 부족했다."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아 보인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땐 행복했다. 연기를 잘 몰라도 그냥 그 역할이 된다는 것이 기뻤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머리가 자라니까 주변을 의식하게 됐다. 그러면서부터 내 연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대중의 눈으로 보면 심은경은 여전히 연기 잘 하는 배우인데.

"사실 어려서는 그런 말들이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나를 이렇게 알아주시는 구나'라는 생각에 기뻤는데 그런 말들이 결국 발목을 잡았던 것 같다. 내 욕심이 계속 앞서고 완벽을 추구하게 되더라. 사실 연기에 완벽은 없는데 말이다. 그런 생각에 본질을 잃어가는 기분이다."

-너무 어려서 연기를 시작해서일까.

"또래 친구들보다 사회경험을 빨리 시작했다. 나 자신에 대한 고민 없이 배역에 몰입했다. 내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너무 몰랐다. 그냥 성공에 대한 욕심이 컸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도 몰랐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들도 머리로만 이해할 뿐 마음으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은 내 자신에게 당당해지려고 한다."

-그런 생각이 언제부터 들었나.

"KBS '내일도 칸타빌레' 때 대중들의 여러 반응을 봤다. 혼란스러웠다. 예전 같았으면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했을 테지만 이젠 배우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너무 과하게 연기했다. 조금씩 나의 미흡한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

-루머에 휩싸였을 때보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보인다.

"서태지 딸이라는 루머? 웃겼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냥 대중의상상을 웃어넘겼다. 지금은 힘든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것이 나쁜 건 아니지 않나. 힘들다는 걸 드러내는 게 아니라 솔직해지고 싶다.

-유학은 어땠나. 혼자 타지에서 고생했을 텐데.

"영어 실력이 많이 늘진 않았다. 고립됐다는 생각도 들었고 내가 한없이 작은 존재라는 걸 알았다. 말도 안 통하니까 외로움도 많이 탔다. 그 시절 사춘기도 왔다. 나쁜 경험은 아니다. 연기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

-뒤늦은 사춘기를 겪었다면 지금은 어떤 시기인지.

"내려놓고 있다. 내 연기를 평가하는 것은 개개인 생각인데 과거의 나는 그런 걸 받아들이지 못했다. 지금은 스스로를 내려놓고 받아들이고 있다. 내려놓으면 나 자신을 잃는 게 아니까 걱정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나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다."

-고민을 거듭하는 걸 보니 차기작이 더욱 기대된다.

"올해 개봉할 '궁합'에서는 멜로 연기를 보여드릴 것 같다. '특별시민'에서는 최민식 선배님하고 호흡을 맞췄다. 지금은 '걷기왕'이라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경보를 처음 접했는데 재미있다. 스크린으로 자주 찾아 뵙겠다."

사진=이호형 기자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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