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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안에 기업들 '현금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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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안에 기업들 '현금이 최고'

입력
2016.03.0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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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투자 대신 현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저금리에도 경기 전망이 암울한 탓이다. 확실한 투자처도 마땅치 않고 무모한 투자로 위험을 떠 안을 수 없는 상황에서 '현금이 최고'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 기업 현금보유 1년 만에 70조원 늘어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중통화량(M2) 중 기업이 보유한 금액은 590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조원이나 늘었다. 5년 전인 2010년 403조원과 비교하면 무려 50% 가까이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10대 그룹 상장사 69곳(이하 제조업체 기준) 중 46곳(67%)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지난해 3분기 현금성 자산 총계는 85조 8,572억원으로 전년 동기 70조8,332억원보다 34%가 늘었다.

실질적인 현금 보유 수준도 대폭 증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ㆍ코스닥 상장사 1,339곳의 작년 1∼3분기 누적 잉여 현금흐름은 총 10조3,808억원으로 전년 동기 -16조9,052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26조원 이상 늘어났다. 잉여 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등 사업 유지를 위한 현금흐름을 뺀 수치로 실질적인 현금 보유 수준을 나타낸다. 부동산 등 비현금성 자산을 포함한 사내유보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잉여 현금흐름이 늘어난 것은 기업들이 돈은 많이 벌어들였지만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투자를 줄인 탓이다. 분석 대상 기업들의 작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30조3억원으로, 전년 108조785억원보다 21조9,218억원 늘었다. 그러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119조6,195억원으로 전년 -125조2,434억원보다 오히려 5조6,239억원 줄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로 기업들이 투자를 줄인 탓에 잉여 현금흐름이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잉여 현금흐름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SK였다. SK의 작년 1∼3분기의 잉여 현금흐름은 10조1,925억원으로 전년 동기 -427억원과 비교해 무려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1조5,507억원에서 9조5,591억원으로 늘었다. 한국전력이 4,777억원에서 6조9,667억원으로, 한국가스공사가 267억원에서 4조1,628억원으로, SK이노베이션이 -2조2,267억원에서 3조4,726억원, 삼성물산이 2,478억원에서 2조5,949억원으로 잉여 현금흐름이 급증했다.

● 현금 확보 위해 사옥도 매각

현금 확보를 위해 부동산 매각에 나서는 기업들도 있다. 상황이 어려운 기업들은 물론 재무구조가 건전한 기업들조차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부동산을 팔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입주 4년도 채 안돼 매물로 내놨다. 지난해 1조 4,000억원의 막대한 영업손실 탓이다. 역시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도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중구 본사 사옥을 내놨다.

삼성생명은 재무구조가 양호한데도 중구 본사 건물을 매각한 데 이어 종로타워 등 10여개 사옥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제일기획이 용산구의 별관 건물을 매각했고, KEB하나은행도 중구 을지로 별관을, 하이트진로는 서초구의 옛 진로 건물 등을 매물로 내놨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불안한 탓에 재무구조가 양호한 기업들조차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경기 전망도 불투명해 기업들의 자산 매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투자를 줄이는 등 기업의 소극적인 행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청년실업과 내수침체 등이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우려다.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과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 등 도전적인 시도를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과거 어려울 때도 우리 기업들의 이러한 도전이 경제 고도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 역시 유망 산업 발굴 등을 통해 기업들에 비전을 제시하고 실제로 기업이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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