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출산휴가 신청 때 육아휴직을 동시에 신청할 수 있는 ‘자동 육아휴직 신청 표준서식’을 보급한다.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분위기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8일 “자동 육아휴직 신청서식 표준안을 마련해 전체 공공기관 및 상시 근로자 500인 이상 기업에 배포ㆍ권장하고, 자동 육아휴직을 도입하는 기업에 대해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 선정 때 가점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 육아휴직제는 출산휴가 3개월 뒤 별도 신청 없이 곧바로 1년간 육아휴직을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고용부는 표준 양식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과 ‘전환형 시간선택제’(육아 등 사유로 근로시간을 단축해 근무했다가 단축근무할 필요가 없어지면 전일제로 복귀할 수 있게 하는 제도) 신청난도 만들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신청서가 표준안이므로 회사 실정에 맞게 변경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자동 육아휴직 신청서 표준안 보급에 나선 이유는 자동육아휴직제를 도입한 기업들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2년 9월부터 자동 육아휴직제를 시행 중인 롯데닷컴의 경우 2012년 4%였던 육아휴직률이 지난해 7%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복직률도 62%에서 88%로 높아졌다. 현대백화점도 자동 육아휴직 사용비율이 2014년 71.4%에서 지난 해 89.7%로 1년 새 18.3%포인트나 늘었다.
나영돈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출산휴가ㆍ육아휴직은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인데도 이른바 ‘사내 눈치법’ 탓에 마음 편히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자동 육아휴직제 도입이 이런 관행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