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늘 2차 공천 명단 발표
3선 이상 27명 거취 관심 집중
“65세 이상 정밀심사 진행”說도
새누리당이 7일 친박계 3선 김태환 의원의 공천탈락을 확정하면서 20대 총선 공천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중진ㆍ영남ㆍ친박계 먼저 물갈이를 시작하면서 친박ㆍ비박 가릴 것 없이 좌불안석이 됐다. 공관위가 65세 이상 현역 의원의 경우 추가 정밀심사를 진행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령 의원들도 술렁이고 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단수추천 후보자 9명 및 여성ㆍ청년 우선추천지역 4곳, 경선지역 23곳을 선정한 공관위의 1차 공천 결과를 추인했다. ‘컷오프’의 첫 희생양이 된 김태환 의원은 최고위에 출석해 재심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도 비공개 회의에서 단수추천은 사실상의 전략공천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고 알려졌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김 대표가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면서 새누리당 내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당장 새누리당 내 3선 이상 중진 의원 중 아직 공천 결과를 받아보지 못한 27명의 거취가 가장 관심이다. 8일로 예상되는 공관위의 2차 공천 명단에는 비박계 중진이 컷오프 대상으로 이름을 올릴 차례라는 관측이 많지만, 친박계도 안심하긴 이르다는 평가다. 지난 19대 공천 때도 친박ㆍ중진 용퇴설이 제기되면서 4선의 이경재(인천)ㆍ박종근(대구)ㆍ이해봉(대구)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불출마 선언을 해야 했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수도권 친박 중진들은 물갈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 일각에서는 7선의 서청원 최고위원과 5선의 황우여 의원 등 수도권 친박 중진을 내치면서 유승민ㆍ이재오 의원 등 비박계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한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공관위가 65세 이상 의원을 대상으로 정밀심사를 진행키로 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20대 총선 공천신청을 한 65세 이상 현역 의원은 모두 25명인데, 최근 논란이 됐던 이른바 ‘살생부’에 이름을 올렸던 의원 다수가 여기에 해당된다. 친박계 한 의원은 “야당에서 젊은 인재 영입을 통한 물갈이 공천으로 주도권을 잡아 가는데 새누리당이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않냐”고 말했다.
고령 의원 용퇴론은 2008년 18대 총선 공천 때도 제기됐었다. 당시 이재오 최고위원과 정두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이계 소장파들이 ‘개혁 공천’을 명분으로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친이계는 이 부의장 용퇴가 친박계 의원들을 물갈이하는 ‘논개 작전’의 명분임을 감추지 않았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고령 용퇴론은 비박계로서도 반대 명분을 찾기 어려운 카드”라며 “서청원ㆍ이재오 동반낙천설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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