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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실패 前정보사 소령, 軍 공사 등 빌미로 19억 가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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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실패 前정보사 소령, 軍 공사 등 빌미로 19억 가로채

입력
2016.03.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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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소령이 피해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용한 위조문서와 공사 설계도면 등 증거품.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김 전 소령이 피해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용한 위조문서와 공사 설계도면 등 증거품.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전기공사 업체를 운영하던 김모(46)씨는 2014년 2월 친구 주선으로 국군 정보사령부에 파견 나와 있다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46) 소령을 알게 됐다. 자신을 국정원 서울팀장이라고 소개한 그는 당시 서울 서초동에서 경기 안양시로 이전하게 된 정보사 건물 전기공사 하청을 알선해 주겠다며 김씨로부터 계약보증금과 접대비 조로 1억9,600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서초동 정보사 사무실로 직접 불러 공사 설계도면까지 보여준 김 소령 말을 철석같이 믿고 돈을 건넸다. 하지만 지난해 말 정보사 이전이 마무리된 뒤에도 김 소령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의심이 들 찰나 김씨는 최근 경찰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사기 당한 사실을 알아차렸다. 김 소령은 지난해 전역한 정보사 보급대장으로, 국정원 직원도 아니었고 공사 하청에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군부대 공사 계약 및 납품 계약 등을 빌미로 피해자 4명에게서 계약보증금과 접대비 명목으로 10억2,1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김 전 소령을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그는 2013년과 2014년 10월에도 군납 업체 투자와 납품 계약을 미끼로 5억1,0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김 전 소령은 2009년부터 주식에 손을 댔다가 전 재산을 탕진하자 범행에 나섰다. 그는 20년 동안 군 보급 관련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군납업체 선정 과정 및 수익구조 지식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김 전 소령이 현직에 있으면서 사기를 친 탓에 경찰 수사가 진행될 때까지 피해 사실을 모른 피해자들도 있었다”며 “그는 빼돌린 10억원도 모두 주식 투자로 날려 통장 잔고가 한 푼도 남아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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