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구간 허가 5년간 유효
운전자 2인 이상 탑승해야
7일 정부세종청사 뒤편 왕복4차선 도로에 검정색 현대 제네시스 차량 한대가 등장했다. 일반 차량과 외관상 차이는 없었으나 트렁크에 원반모양의 GPS수신기가, 뒷유리창에는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이라는 안내문구가 부착돼 있었다. 실도로에서 임시운행을 할 수 있는 첫 허가를 받은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차량에 탑승한 사람은 개발담당 직원 2명과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운전석에 앉은 직원은 일반차량처럼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했다. 핸들에 달린 주행모드를 자율주행으로 바꾸자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겠습니다. 현재 시속 30km 모드입니다”라는 소리가 흘러나왔고, 운전자는 운전대와 엑셀에서 손과 발을 뗐다. 차량은 스스로 방향을 조절하며 마치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부드럽게 달렸다. 운행차량 앞에 촬영차량이 바짝 붙었지만 전망출동방지 기능이 작동하면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허가받은 직진 150m 구간 운행을 무사히 마쳤다. 강 장관은 “차선을 제대로 인식해 똑바로 갔다”며 “연구소에서 시승을 했을 때는 예정된 연습주행 코스여서 별다른 느낌이 없었지만, 실제 도로를 달려보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현대차 제네시스에 자율주행차 실도로 임시운행 첫 허가를 내주고 1호 차량 탄생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어 현대차에 허가증과 세종시에서 발급받은 번호판을 전달하고 시연회를 가졌다. 임시운행 허가는 5년간 유효하며, 현대차는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대인은 무한, 대물은 1억원 한도의 보험에 가입했다.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위해서는 ▦핸들, 브레이크 등을 조작할 경우 자동으로 자율 주행기능이 해제되는 ‘운전자우선모드 자동전환기능’ ▦주요 장치 고장을 감지하는 ‘기능고장 자동감지기능’ ▦충돌위험 시 자동 제동하는 ‘전방충돌방지기능’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시험운행 중에는 2인 이상의 운전자가 탑승해야 한다. 현대차 외에도 국민대 무인차량연구실과 벤처기업 언맨드솔루션도 임시운행 절차를 밟고 있다.
임시운행 차량은 이날부터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신갈분기점과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호법분기점까지 총 41㎞구간과 일반국도 5개 구간(279km) 등 총 6개 구간에서 운행이 가능하다. 김용석 국토부 자동차관리관은 “2020년까지 상용화되도록 운행 구간 확대, 정밀도로지도 구축, 허가절차 보완ㆍ개선 등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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