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4부작 월화극 ‘베이비시터’가 7일 서울 종로구 고희동 가옥에서의 촬영 현장을 공개했다. ‘베이비시터’는 상류층 부부의 행복한 일상에 파고든 수상한 베이비시터의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멜로로 한 남자와 두 여자 사이의 치명적인 삼각관계를 그린다.
조여정은 ‘베이비시터’에서 남편이 베이비시터 장석류(신윤주)에게 흔들리자 급격한 심경변화를 겪는 30대 가정주부 천은주 역을 맡았다. 부유한 집안 출신 대학교수 남편과 결혼한 천은주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애교 넘치고 교양 있는 전형적인 상류층 사모님이다. 그러나 남편 유상원(김민준)이 미모와 지성을 갖춘 여대생 장석류에게 흔들리는 것을 알아채고 점차 신경증적인 증상을 보이게 된다.
조여정은 “천은주는 4편의 짧은 분량 내에서 급격한 감정기복을 겪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원래 이런 생각이 드는 작품에 도전하는 스타일”이라며 “힘들지만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두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편 역의 김민준은 KBS 2TV ‘로맨스타운’ 이후 5년 만에 지상파에 복귀한다. 그는 “자신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드러나는 작품”이라며 “가진 사람들의 기만과 위선이 드러나는 데서 시청자들이 짜릿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베이비시터 장석류는 영화 ‘동주’의 첫사랑 역을 연기한 신윤주가 맡는다. 신윤주를 사랑하는 상원의 친구 표영균은 이승준이 맡았다.
‘베이비시터’는 오는 14일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다음은 출연진·제작진과의 일문일답.
-작품의 메시지가 무엇인가?
김용수 PD=“질투에 대한 이야기이다. 왜 조여정 같은 부인이 이미 있는데도 다른 여자 에게 갈까. 납득이 안 갈 수도 있다. (답은) 장석류가 가진 젊음 때문이다. 가질 수 없는 젊음에 대한 질투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
김민준=“4부작이라는 점이 재미있었다. 굉장히 함축적으로 이야기한다.”
조여정=“나 역시 드라마의 길이가 흥미로웠다. 김용수 PD님과 함께 일해 보고 싶기도 했다. 극본을 읽었을 때 숨이 막혔다.”
-배역은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인가?
조여정=“천은주는 드라마 4편 안에서 감정 기복이 심한 캐릭터다. 거의 모든 신에 등장한다. (극 자체가) 은주 1인칭 시점에 가깝다.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원래 그런 작품에 도전하는 스타일이다. 이번에도 연출과 상대배우를 믿고 뛰어들었다.”
-감독의 메시지에 공감하나?
조여정=“감독님이 질투를 말씀하셨다. 나도 동의한다. 장석류의 젊음과 그에 설렘을 느끼는 남편을 지켜보며 남편이 설레는 걸 막을 순 없겠구나 생각한다. 그런 생각으로 씁쓸해하는 캐릭터에 공감하면서 촬영한다.”
-질투하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조여정=“현장에서 윤주씨를 보면서 질투해 보려고 했다. 그런데 윤주씨가 나만 보면 해맑게 웃어서 (미워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생각하는 걸로 몰입하려 하고 있다. 극 중 ‘나도 그 여자처럼 반짝반짝 빛나던 순간이 있었는데’라는 대사가 있다. 그 느낌을 자꾸 떠올리면서 가슴 아파하려고 노력 중이다.”
-연이은 공모작 출연은 쉽지 않은 선택일 텐데 부담은 없었나?
조여정=“내가 읽었을 때에 심장이 뛰는 작품을 한다. 오히려 (공모작이) 신선할 수 있다.”
-첫 드라마다. 소감이 어떤가?
신윤주=“처음부터 큰 역할을 맡게 되어서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됐다.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도와주셨다. 최선을 다해서 촬영하고 있다.”
-농염한 연기를 소화해내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가?
신윤주=“도움이 될 만한 영화를 많이 찾아봤다. 석류라는 캐릭터는 내면과 표현하는 감정이 다른 부분이 많아서 어렵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잘 챙겨주는 선배는 누군가.
신윤주=“다들 잘해주시지만 그래도 한 명만 꼽으면 조여정 선배님. 같은 여배우라 통하는 게 많고 잘 챙겨주신다.”
-유상원은 어떤 인물인가?
김민준=“결혼 상대로는 최상이었던 인물이다. 번듯한 인성과 품성을 비롯해 모든 걸 갖춘 그런 인물로 설정하고 시작했다”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잘 되고 있는데 어떤가?
이승준=“일단은 드라마 잘 되어서 너무 좋다. 여기서 할 말은 아니지만(웃음) 내가 3월 말엔 월화수목 내내 KBS드라마에 나온다. 그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다행히 캐릭터가 많이 다르다. 표영진은 훨씬 남성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어떻게든 다르게 표현하려고 애를 많이 쓰고 있다.”
-사전제작 드라마인가?
김용수 PD =“75% 정도를 방송 전에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분량으로 치면 3부 정도다.”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
김용수 PD=“석류라는 캐릭터가 20대 초반이지만 농염한 여자로 설정이 되어있다. ‘롤리타’를 좋아해서 참고 삼아 두 번 봤는데 거기도 (어린 배우로 농염함을 연출해야 하는) 그런 어려움이 있더라. 농염함이 안보이면 재미가 없다. (그걸 표현해내는 게) 힘들다.”
-‘베이비시터’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민준=“인간의 욕망과 자신을 정당화시키려고 하는 본능이 드러난다. 모든 걸 가진 사람들의 기만과 위선적인 모습들을 보며 시청자가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극본이다.”
조여정=“나도 비슷하다. 한 여자의 등장으로 인해 흔들리는 일상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몰아치는 전개다. 빨리 읽었다. 보시는 분들도 똑같이 느끼실 거다. 굉장히 다양한 감정이 나온다. 그게 매력이다.”
이승준=“앞에 분들이 극본 얘기를 하셨으니까. 훌륭한 감독님과 아리따운 조여정 배우와 신유정 배우가 있다는 게 최고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하나씩 말해 달라.
김민준=“촬영이 아직 5일밖에 안 됐는데(웃음). 나는 원래 재미없는 농담을 많이 한다. 오늘 아침에도 힘든데 마음 편하게 해주려고 농담을 했다. ‘기자간담회 하는데 기자 간 다음에도 촬영을 한다며’라고. 근데 유통기한이 지난 개그라더라. ‘아재개그’라던데. 더 이상 농담 하지 않는다.”
조여정=“어젠 소품 책을 찾으니까 ‘소품 책 못 찾으면 책잡힐 뻔했다’는 농담도 하더라. 나는 현장 들어갈 때에 너무 힘든데 힘들어서 더 웃게 된다. 힘드니까 이것도 웃기고 저것도 웃기다. 잠 못 잔 것도 NG난 것도 다 웃기다. 즐거운 고통이다.”
김승현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어국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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