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7일 “안철수 공동대표가 말씀하신 대로 통합적 국민저항체제가 꼭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 생각한다”여 야권 통합 논의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 4일 심야 의원총회, 최고위원회의 연석회의 끝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당 대 당’ 통합 제안을 거부하고 독자노선 입장을 정리했던 것과 결이 다른 입장으로, 내홍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마포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현 집권세력의 확장성을 저지해야 한다는 대원칙에도 우리 모두가 충실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집권세력의 개헌선 확보를 막기 위해서라면 우리 당은 그야말로 광야에서 모두 죽어도 좋다는 식의 비장한 각오로 이번 총선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야권이 개헌 저지선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여당이 개헌선을 넘어설 때 이 나라와 국민이 감당해야 할 끔찍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통합적 국민저항체제’는 안 대표가 지난해 11월 더민주를 탈당하기 전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면서 당시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와 통합을 추진하면서 제안했던 내용이다. 사실상 안 대표의 의중 대로 정리했던 당의 통합 반대 입장에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안 대표는 회의 직후 ‘김 위원장의 개헌 저지선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그 말씀이 맞죠”라면서 “퇴행적 새누리당 행태를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은 현명하게 그런 일은 안 생기게 막아주실 걸로 믿는다는 요지의 말씀을 드린 것이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통합이나 연대 없이 제3당으로서 선전한다면 개헌선 저지를 달성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야권 통합과 관련해 “더민주에서 원인을 어떻게 확실히 제거하는가, 그 결과를 보고 국민의당에서 더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의 공천 결과 ‘친노 패권주의’ 청산 여부를 확인할 경우 통합 논의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통합을 하자고 하면 모두 통합해야지 왜 ‘안철수 빼고 다 와라’하는 것은 통합이 아니라 안철수 제거가 목적”이라며 “저를 비롯해서 우리 모두가 탈당한 것은 친노 패권주의 청산이었는데, 원인은 그대로 둔 채 ‘무조건 통합하자’는 것은 진실성에 문제가 있다는 게 우리들의 견해”라고 덧붙였다.
김회경기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