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국책사업 유치 실패 등으로 도정 운영능력을 의심받고 있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20년 넘게 지지부진하던 안면도 관광지개발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한숨을 돌렸다.
6일 충남도에 따르면 안면도 관광지개발 사업공모에 롯데자산개발㈜가 주축인 ‘롯데 컨소시엄’이 지난 3일 단독으로 참여했다.
롯데컨소시엄은 사업제안서에서 ‘바다와 태양을 담은 나만의 휴양 공간’이라는 주제에 맞춰 오는 2020년까지 3지구 56만3,000㎡의 터에 600실 규모의 호텔형 콘도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숙박시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워터파크와 컨벤션, 서해안 낙조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첨부했다.
롯데의 참여로 그 동안 사업추진이 중단됐던 안면도관광지 개발사업의 물꼬가 트였다. 이에 따라 안팎으로부터 도정 운영 능력에 의문이 따르던 안 지사의 주름살도 펼 수 있게 됐다.
앞서 도는 지난 달 부산, 제주와 함께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수산대학 유치 경쟁을 벌였으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8월 국방신뢰성시험센터 유치전에서도 대전에 밀려 결국 선택을 받지 못했다.
유치전 당시 안 지사는 “3군 본부와 국방대 등 국방 관련 기관·시설이 위치한 논산·계룡 지역은 우리나라 국방의 요람”이라며 공모사업의 성공을 확신했었다.
또한 2014년 8월 안 지사는 황해경제자유구역사업지구 해제를 발표했다.
황해경제자유구역사업은 당진 송악ㆍ석문지구와 아산 인주지구, 서산 지곡지구 등 4,189만 6,837㎡와 경기 평택 포승지구, 화성 향남지구 일대 2,624만155㎡를 2025년까지 단계별로 개발해 ‘세계적인 경제특구’로 조성하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구 지정 이후 국내 50개 대기업과 9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의향을 타진했지만 한 건의 투자유치도 이끌어내지 못한 채 끝내 사업 철회로 막을 내렸다.
이에 따라 충남도와 경기도가 공동으로 세운 황해경제자유구역은 경기도가 평택ㆍ포승지구 개발만 추진하는 것으로 축소됐다.
당시 안 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적지 않은 재원과 인력을 쏟아 붓고도 주민들만 6년간 재산권 행사도 못하는 피해를 감수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정부공모사업 등에서 연이은 탈락은 안지사의 행정력 부재로 불똥이 튀었다.
한 도민은 “정부공모사업 준비 과정에서 투입되는 막대한 혈세는 도민들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인데 연이은 탈락 소식에 아쉬움이 컸다”며 “국책사업 유치 실패가 반복되면 충남도를 이끌고 있는 안희정 지사의 행정력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민선 5, 6기에 걸쳐 안 지사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농어업, 농어민, 농어촌이 더불어 잘사는 ‘3농 혁신’의 성과가 뚜렷하지 않으면서 도의회로부터 ‘실패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안 지사는 취임 이후 3농 혁신에 5조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뚜렷한 효과와 실체가 불명확하다는 시각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급기야 도의회는 충남도의 농업소득이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낮아지자 도정 핵심 현안을 다시 짚어 보고 안 지사의 실정도 따져보자며 지난해 ‘3농 정책특위’를 구성했다. ‘3농 정책특위’활동을 통해 농촌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실질적인 농가소득에 도움이 되는 돌파구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 임시회에서 김기영 충남도의회 의장은 “황해경제자유구역과 안면도 국제관광지 개발이 좌초되면서 도민들의 환황해권 개발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며 “안면도 개발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도지사를 비롯한 집행부의 실효성 있고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는 3농 혁신은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무너지는 농업ㆍ농어촌ㆍ농어민의 문제를 풀기 위한 정책으로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날 수 없지만 지속해야 하는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3농 혁신을 통해 농업과 농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생태ㆍ공익적 가치를 살려 소득증대와 농어촌 주민복지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충남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황해경제자유구역을 해제하고, 수산대학과 국방신뢰성시험센터 유치도 실패했지만 이를 도지사의 도정 운영능력 부재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다”며 “중단됐던 안면도관광 개발이 재개되고, 6년 째 추진해온 3농 혁신의 결과물도 조만간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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