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된 ‘2016 제네바 국제모터쇼’의 주인공은 단연 친환경차와 고성능차였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았다. 최첨단 신차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제네바 모터쇼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 5대 모터쇼 중 전통적으로 제네바모터쇼에서는 콘셉트카가 많이 등장했다. 그러나 올해 공개된 일부 양산차는 우리나라에서도 곧 만날 수 있다.

약 120종의 신차 중 가장 많은 조명을 받은 차 중 하나인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마세라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떼’도 올해 국내에 상륙한다.
이번 제네바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르반떼는 마세라티 역사상 첫번째 SUV다. 기존 세단과 스포츠카의 장점을 접목해 개발했고, SUV 전용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3.0ℓ V6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르반떼 S는 최고 출력 430마력을 자랑하고, 디젤 엔진 모델도 상당히 준수한 복합연비(13.9㎞/ℓ)를 뽑아낸다.
르반떼는 올해 상반기 유럽 국가들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국내에서는 오는 6월 열리는 부산모터쇼에서 소개된 뒤 하반기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제네바에서 베일을 벗은 페라리의 스포츠카 ‘GTC4루쏘’도 올 여름쯤 국내 시장에 뛰어든다. 이 차는 4륜 구동에 후륜조향(뒷바퀴 방향 조정) 시스템을 처음 적용한 페라리다.

정통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도 제네바에서 선보인 2인승 로드스터 박스터의 부분변경 모델 ‘718 박스터’를 오는 6월 국내에 내놓는다. 이 차에는 1960년대 말 이후 포르쉐가 고수한 6기통이 아닌 터보 장치가 들어간 4기통 수평 엔진이 장착됐다. 718이란 모델명도 1950년대 각종 레이싱 대회를 휩쓴 포르쉐의 경량 스포츠카 이름에서 따왔다.
718 박스터 S 모델의 터보 차저에는 터빈의 방향을 바꿔 성능을 높이는 가변 터빈 지오메트리(VTG)란 신기술도 적용됐다. 가솔린차에 이 기술을 도입한 완성차 업체는 포르쉐가 유일하다.

제네바에서 처음 공개된 BMW의 ‘i퍼포먼스’ 모델도 하반기에는 국내에서 만날 수 있다. i퍼포먼스는 BMW의 모든 충전식(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아우르는 모델로, 올해 7월 세계 시장에 출격한다. 이후 우리 나라에는 기함 세단인 뉴 7시리즈의 변형 모델인 ‘뉴 740e i퍼포먼스’나 휠베이스를 늘린 ‘뉴 740Le i퍼포먼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BMW가 제네바 모터쇼에 출품한 고성능 스포츠카 ‘뉴 M2 쿠페’는 이보다 빠른 상반기에 출시 일정이 잡혀 있다.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여 최초 공개는 아니지만 FCA그룹이 제네바에서 전시한 ‘그랜드 체로키’ 등 지프 75주년 기념 모델들도 올해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세계 주요 자동차전시회에 출품된 차가 국내에 출시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것은 급속히 커진 우리 수입차 시장과 무관하지 않다. 이미 국내에선 억대의 수입차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고급 수입차 브랜드들도 한국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중요한 지역으로 여길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와 국내의 출시 시차는 더욱 줄어들 것이고, 그만큼 업체 간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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