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란의 억만장자 사업가 바바크 잔자니(41)가 부패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골람 호세인 모세니 에제히 이란 법원 대변인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석유 발굴부터 화장품, 호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초대형 다국적기업 ‘소리넷’을 운영하는 잔자니는 대 이란 경제 제재조치가 설정돼 있던 기간에 국가 대신 석유를 수출하면서 소유 기업을 통해 들어온 수십억 달러의 수출입 금액을 숨겼다는 혐의로 2013년 12월 체포됐다. 잔자니는 혐의를 부인했으며 정부에 석유 대금을 치르지 못한 것은 서방의 이란 경제제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최고의 부호들 중 한 명인 잔자니는 이란 경제제재를 우회해 아랍에미리트, 터키, 말레이시아 소재 지사를 통해 석유를 수출했고 이로 인해 2012년 12월 유럽연합의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잔자니는 당시 혐의를 부정했으나 나중에 2010년부터 정부를 대신에 석유를 수출했음을 인정했다.
중도 개혁파인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 산하 사법기관이 잔자니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잔자니가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이란의 고위 관료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와도 연결돼 있다. 이란 중앙은행장의 운전기사로 출발한 잔자니가 총액 135억 달러(약 16조원)의 대부호로 성장한 것은 혁명수비대와 정치인들이 뒤를 봐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서방의 투자자들에게 “중개상으로 행동하며 이득을 챙기는 기생충들에게서 멀리 떨어지라”며 “투자자들이 이제는 제3자와 거래할 것이 아니라 석유부와 직접 거래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