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첫 공판 앞두고 의견서 제출
경기 부천시 초등학생 시신훼손 사건의 피의자인 30대 어머니가 ‘출소 후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따 식당을 운영하며 살고 싶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인천지법 부천지원 등에 따르면 아들(사망 당시 7세)을 굶기고 때린 뒤 방치해 숨지게 하고 이후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어머니 한모(34)씨와 아버지 최모(34)씨는 각각 지난달 15일과 16일 재판부에 의견서를 냈다.
의견서는 피고인의 진술권 보장 등을 위해 재판 전에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 공판 준비 절차에 대한 의견, 가족관계, 학력ㆍ직업 등을 적어 재판부에 내는 서류다. 한씨와 최씨는 14일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 있다.
한씨는 법원에 제출한 A4 3장짜리 의견서에서 ‘조리사 자격증을 따 식당을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남편에게 의존하며 살았고 그가 무서워서 하자는 대로 했다’고 썼다.
초등생 아들을 장기간 학대해 숨지게 하는 것으로 모자라 시신 훼손ㆍ유기ㆍ은닉에 적극 가담한 한씨가 의견서에서 출소 후 계획을 밝힌 것을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부부는 모두 의견서를 통해 공소사실 중 사체 손괴ㆍ유기ㆍ은닉 혐의만 인정하고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구치소에서 작성한 반성문을 각각 6차례, 10차례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한씨와 최씨는 2012년 11월 3일 폭행과 굶주림으로 탈진해 사망 위험에 처한 아들을 방치,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2012년 11월 6~8일 흉기 등으로 아들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하고 일부를 유기하거나 냉동실에 보관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