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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 자살로 모는 관타나모 수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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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 자살로 모는 관타나모 수용소

입력
2016.03.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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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만은 카리브해의 쿠바섬 동남쪽 끝에 있다. 미국은 1898년 독립전쟁이 한창이던 쿠바에 군대를 파견해 스페인과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관타나모만을 점령하고 해군 기지를 설치했다. 1903년 독립한 쿠바공화국은 미국이 관타나모 해군기지를 영구 임차하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이 해군기지에는 8,000여명의 미군과 그 가족이 머물고 있다.

관타나모 해군 기지 내에 테러용의자 수용소 시설이 들어선 것은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 테러 이후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부터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대 탈레반ㆍ알카에다 전쟁에서 미군에 의해 체포된 테러용의자들은 관타나모로 이송됐다. ‘캠프 델타’ ‘캠프 에코’ ‘캠프 이구아나’ 등에 나눠 수감된 테러용의자 수는 모두 779명이다.

이들 중 지금까지 678명이 석방 또는 본국으로 송환됐고 1명은 미국에서 재판 중이다. 알자지라 기자인 사미 알하즈를 비롯해 본국으로 송환된 인원 대부분은 석방됐으며 이들은 관타나모에서 정신적 고문과 성고문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용자들의 자살 시도가 많다. 지금까지 관타나모 내에서 사망한 수용자는 9명인데 이 중 6명이 자살했다. 2005년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2003년 8월 23명의 수감자가 집단 자살을 기획한 것을 비롯해 2005년까지 총 350건의 자해행위가 있었다. 이후로도 실내에서 목을 매달거나 변호사와 접견 도중 자해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자살 시도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고문으로 인한 타살 의혹도 제기됐다. 2010년 미국 잡지 하퍼스매거진과 NBC뉴스는 미국 국방부가 2006년 6월 자살했다고 발표한 3명의 수용자는 고문살해된 후 자살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2011년 테러용의자 알리 살레 알마리는 미국 해군이 자신에게 입 속에 천을 넣고 입을 막아버리는 ‘드라이보딩’이라는 고문을 사용했다고 폭로했는데 관타나모에서도 비슷한 고문이 실행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미국 언론들의 추정이다.

현재 관타나모에 남은 수감인원은 91명이다. 이들 중 34명은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구성한 태스크포스 팀에 의해 ‘더는 위험인물이 아니므로 즉각 석방 또는 송환할 것’으로 권고된 인물들이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자유 수호를 위한 영예.’ 관타나모 수용소 중 하나인 캠프 델타의 벽면에 관타나모 부대의 표어가 적혀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유 수호를 위한 영예.’ 관타나모 수용소 중 하나인 캠프 델타의 벽면에 관타나모 부대의 표어가 적혀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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