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이 가장 싫어하는 계절은 겨울이다. 은퇴한 메이저리그의 명장 토니 라루사(71) 감독은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프로야구와 헤어졌던 팬들이 활짝 웃고 있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각 구단이 8일부터 시범경기에 돌입해 본격적인 2016시즌 기지개를 켠다. 이번 시범경기는 10개 구단이 팀 당 18경기(팀간 2차전), 총 90경기를 치러 역대 최대 규모다.
스프링캠프 명암…시범경기에서는
시범경기는 동계훈련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단계다. 2차 스프링캠프 평가전 성적만 놓고 보면 흥미롭다. 일본 미야자키에 캠프를 차렸던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1승1무6패에 그친 반면 최악의 전력 누수로 고민이 깊은 넥센은 오키나와 리그 1위(6승1무2패)에 올랐다.
두산은 김현수의 공백을 메워야 하고 5선발도 찾아야 한다. 삼성은 해외 원정도박 파문으로 방출한 임창용의 공백에 따른 불펜 보완이 시급하다. 가장 타격이 큰 팀은 넥센이다. 스토브리그 동안 박병호(미네소타)와 유한준(kt), 앤디 밴헤켄(세이부), 손승락(롯데) 등 투ㆍ타 기둥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데 이어 조상우까지 팔꿈치 부상을 당해 빨간 불이 켜졌다. SK도 정우람(한화)과 정상호(LG)가 빠져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이지만 최정-정의윤-박정권으로 이어지는 토종 타선이 막강 타력을 선보이며 만만치 않은 순위 경쟁을 예고했다. 김성근 감독의 집권 2년째인 한화는 평가전 4승7패로 마쳤지만 주축 선수들이 건재한 가운데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도 기대하고 있다. LG는 오키나와 리그에서 예상 외의 성적(5승2무1패)을 거두며 돌풍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공석인 외국인 투수 한 명과 무릎 부상중인 유격수 오지환의 공백을 메우는 게 관건이다.
손님맞이 분주한 ‘새 집’ 고척ㆍ대구
올 시즌 새롭게 선보이는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15일 홈팀 넥센이 SK와 첫 경기를 하고 역시 신축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는 22일 삼성과 LG가 첫 경기를 치른다. 지난해에는 시범경기가 주말에 한해 일부 유료화를 시행했음에도, 3경기가 매진을 기록하는 등 경기당 평균 약 5,700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올 시즌 역시 KBO 어플리케이션에서 실시한 스프링캠프 경기 첫 중계에 8,000여 명이 접속하고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서도 2만명 가까이 시청하는 등 겨우내 야구를 기다린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시범경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전술ㆍ컨디션 점검에 치중하는 시범경기의 특성상 시범경기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어진 경우는 드물다. 단일리그를 기준으로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열린 25차례(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의 시범경기 가운데 1위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5번밖에 없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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