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에서도 5일 치러진 3곳의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캔자스와 네브래스카 주에서 승리하며, 조기 종료될 것처럼 보였던 경선 구도의 장기화 가능성을 예고했다. 그러나 다수 경쟁자가 나선 공화당과 달리 1대1 구도로 치러지는 데다가, 남은 경선 지역이 인종 구성상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유리한 만큼 판도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의원은 앞서 12개 주에서 치러진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버몬트와 오클라호마, 콜로라도, 미네소타 4곳에서 이기고 8곳을 지면서 큰 위기를 맞았지만 이번 2대1 승리로 숨을 돌리게 됐다.
물론 최종 승리 가능성은 클린턴 진영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미 확보한 대의원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역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실제로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측면에서는 이날도 클린턴 진영이 55명 대 47명으로 승리했다. 그가 유일하게 승리한 루이지애나 주에 더 많은 대의원이 배정됐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경선을 거치면서 누적 대의원 확보 숫자(슈퍼 대의원 포함)가 클린턴은 1,121명, 샌더스는 479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경선 일정의 3분의1 가량을 소화했지만, 본선 진출을 결정짓는 과반(2,382명) 목표의 50%를 달성한 셈이다.
샌더스 의원이 ‘미니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15일 경선에서 선전한다면 두 후보간 경쟁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앞서지만, 이날처럼 의외 결과가 나온다면 공화당처럼 판도가 요동칠 수도 있다. 미니 슈퍼화요일에는 플로리다(246명), 일리노이(182명), 미주리(84명), 노스캐롤라이나(121명), 오하이오(159명)에서 모두 프라이머리 방식의 경선이 치러진다.
샌더스 의원의 선전으로 민주당 경선 구도가 사실상 흑인ㆍ히스패닉과 진보성향 백인의 인종 대결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 뚜렷해지고 있다. 샌더스 의원이 승리한 캔자스(90.1%)와 네브래스카(89%)의 경우 주민 구성에서 백인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클린턴 전 장관에게 내준 루이지애나 주의 비율은 63%에 불과하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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