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수도권 지역에 단수추천 거론
상향식 공천 원칙과 어긋나
“우선추천” 불구 비박계 반발할 듯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4ㆍ13 총선에서 ‘국정 발목잡기’를 해온 것으로 판단하는 야당 의원 지역구에 후보를 단수 추천하는 방식의 이른바 ‘킬러 공천’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충청권과 수도권이 해당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상향식 공천 원칙과 배치되는 발언이어서 비박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 전체회의 브리핑에서 “지난 몇 년간 계속 국정의 발목만 잡고 민생을 외면했던 야당 의원이 있다. 특히 심했던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의 출마 예상 지역구에는 우리로서도 ‘킬러’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그런 곳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면 우선추천으로 할 것”이라며 “특히 야당 의원 몇 명 가운데 국정의 발목만 잡고 민생을 외면한 야당 의원을 낙선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한 분들은 그런 곳에 신청을 많이 해주시면 저희(당 공천관리위)도 선택의 여지가 넓어진다”고 말했다.
이는 상향식 공천과 배치되는 사실상의 전략공천 확대라는 지적에 대해 이 위원장은 “자꾸 전략공천이란 얘기를 쓰면 안 된다”며 “우선추천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당헌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에 대해 상향식 추천 방식을 원칙(제99조)으로 하고 있지만 예외적으로 ‘공모에 신청한 후보자가 없거나, 여론조사 결과 등을 참작해 추천 신청자들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한 지역은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할 수 있다’(제103조)고 규정하고 있다.
이 위원장의 ‘킬러 공천’ 예상 지역으로는 수도권과 충청권이 거론되고 있다. 영ㆍ호남은 각각 여야의 텃밭이고, 강원 지역의 경우도 여당세가 강해 굳이 당내 반발을 초래하는 하향식 공천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테러방지법 통과에 반대하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한 야당 의원들이 표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 이 위원장은 “그런 식으로는 안 한다”고 답했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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