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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탄두 임의 순간에 쏠 수 있게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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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탄두 임의 순간에 쏠 수 있게 준비해야”

입력
2016.03.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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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안에 이례적으로 직접 반응

박 대통령 실명 6번 거론하며 비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형대구경방사포 시험사격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 제1위원장의 참관 일자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전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쏜 것으로 미뤄 3일 참관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형대구경방사포 시험사격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 제1위원장의 참관 일자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전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쏜 것으로 미뤄 3일 참관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대북 제재 결의안에 항의하는 표시로 “실전 배치한 핵탄두를 임의의 순간에 쏴 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직접 반격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적들이 단 하루, 단 한시도 발 편(하게) 잠을 자지 못하도록 군사 대응 방식도 선제공격으로 전환한다”고도 천명했다.

조선중앙통신이 4일 공개한 김 위원장의 발언은 핵 무기의 정당성 설파와 능력 과시, 우리 대통령에 대한 맹비난과 노골적인 위협으로 가득하다. 김 위원장은 전날 동해로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로 추정되는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현지지도하며 이 같은 발언을 쏟아냈다.

역대 최강의 대북 제재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외에 과시하는 한편 동요하는 북한 내부를 다독이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시작될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견제용 성격도 있다.

김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직책을 생략한 채, 실명만 6차례 거론하며 작정하고 비난한 것도 전례가 드문 일이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가 뒷일을 감당해낼 대책도 없이 무모한 무력증강 놀음을 벌여놓고 선제공격까지 운운하고 있는데, 이는 섶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난하는 등 협박에 가까운 언사를 퍼부었다. 김 위원장이 2014년 7월에도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긴 했어도 이번처럼 맹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달 국회연설에 이어 전날에도 직함을 뗀 채 ‘김정은’이라 호칭하고, 체제붕괴를 거론한 데 대한 맞불 발언으로 보인다. 정부는 “말로 하는 테러도 도발이다. 이 같은 저열한 발언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북한이나 북 지도부의 위신만 실추시킨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하라”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북한은 안보리 제재 결의 이후 40시간 만에 정부 대변인 성명 및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잇달아 내놓고 “단호한 대응조치로 맞서겠다”고 공식 반응했다. 단호한 대응에 대해선 “강력하고 무자비한 물리적 대응을 포함한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들이 총동원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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