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남중국해 분쟁 수역에 핵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CVN-74) 전단을 급파했다. 중국이 지난달부터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 군도)의 우디 섬(중국명 융싱다오)에 HQ-9 지대공 미사일 포대와 ‘J-11 선양’, 'JH-7 시안' 등 전투기들을 배치하며 군사기지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이 즉각 대응에 나선 성격이 크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두 척의 유도미사일 순양함(모바일 베이, 앤티탬)과 두 척의 유도미사일 구축함(정훈, 스톡데일) 및 미 7함대 기함(블루리지) 등 5척으로 구성돼 있는 스테니스 전단은 남중국해 수역에 도착하는 대로 작전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 사령관은 앞서 지난달 24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개인적으로는 중국이 남중국해를 분명히 군사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맞서 미군이 중국이 건설한 남중국해 인공섬 부근에서 계속 군사작전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남중국해 해역과 상공이 공공의 국제영역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미군은 계속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가 안보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 소속 제리 핸드릭스 분석가는 스테니스 전단의 남중국해 파견과 관련해 “미국의 존재감과 항해의 자유에 대한 공약을 충분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 등을 공식 발표하게 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을 앞두고 이뤄진 스테니스 항모전단의 파견은 중국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995년 취역한 배수량 10만3,000톤의 스테니스함은 미 해군의 7번째 니미츠급 핵 항모로 F-18 전투기와 헬기 등 9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승조원은 5,700여 명 가량된다. 미 해군은 올 1월 30일에도 이지스 유도 미사일 구축함 커티스 윌버가 파라셀 군도에 속한 트리톤 섬의 12해리(약 22㎞) 거리까지 접근해 중국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스테니스 파견 관련 보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은 국제법상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이를 핑계로 연안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훼손하는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히며 강하게 반발했다. 훙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합법적으로 행동함으로써 국제법과 유엔 해양법 협약을 위반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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