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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집에서 170cm 악어 키운 ‘페북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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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집에서 170cm 악어 키운 ‘페북 스타’

입력
2016.03.0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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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사육 동영상 속 악어가 수조 안에 있는 모습. 대전경찰청 제공
페이스북 사육 동영상 속 악어가 수조 안에 있는 모습. 대전경찰청 제공

경찰이 페이스북의 사육 동영상에 등장한 악어를 압수해 관련 기관에 인계했다. 이 악어는 사육 동영상을 올린 김모(28)씨 집 안 수조에서 멀쩡히 살아 있었다.

4일 대전둔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이튿날 대전에 사는 김 씨의 집을 뒤져 악어를 발견했다. 이 악어는 크기가 웬만한 성인의 키와 맞먹는 170㎝ 에 달했다. 며칠 굶기는 했지만 건강한 상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 씨는 당초 경찰에 “악어를 지인의 집으로 옮겨지만 어딘지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가 “악어는 죽었다. 충남 논산에 버렸다”고 하는 등 악어 소재에 대해 거짓 진술을 했었다.

경찰은 전문가의 협조를 받아 악어를 밖으로 옮긴 뒤 안전한 조치를 취해 금강유역환경청에 인계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일단 이 악어를 대전의 한 동물원에 맡겼으며, 맡아 사육해 줄 곳을 찾고 있다.

김 씨는 키우는 악어가 물 밖으로 나와 쉴 수 있는 공간까지 만들었다. 대전경찰청 제공
김 씨는 키우는 악어가 물 밖으로 나와 쉴 수 있는 공간까지 만들었다. 대전경찰청 제공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자신이 사는 투 룸 가운데 방 하나에 성인 허벅지 정도 깊이의 수조를 만들어 악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수조 구석에는 악어가 물에서 나올 때 이용할 수 있도록 디딤대도 있었으며, 물 밖에서 쉴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만들었다. 수조 주변은 통나무 등으로 장식까지 했다. 그러나 실내에는 곰팡이가 잔뜩 끼어 있었다.

김 씨는 경찰에서 “인터넷을 통해 2008년에 알게 된 사람에게 100만원을 주고 당시 30 ㎝ 정도 크기를 샀다”고 진술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8년 동안 집 안에서 악어를 키운 셈이다.

김 씨는 집 안에 악어 수조를 만들고, 주변에 나무로 장식을 하기까지 했다. 벽에는 곰팡이가 잔뜩 끼어 있다. 대전경찰청 제공
김 씨는 집 안에 악어 수조를 만들고, 주변에 나무로 장식을 하기까지 했다. 벽에는 곰팡이가 잔뜩 끼어 있다. 대전경찰청 제공

김 씨는 악어를 키우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팔로어가 4만명이 넘는‘페북 스타’로 유명했다. 기니피그 등 살아 있는 동물을 악어에게 먹이는 잔인한 동영상까지 올렸다.

김 씨가 키운 악어는 주로 태국에 분포하는 샴악어로, 몸 길이가 3m 안팎까지 자란다. 야생동ㆍ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에 국제멸종위기종 1급으로 등재돼 있다.

김씨는 지난해 7월 동물보호단체인 케어로부터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또 악어 사육 동영상에 악성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광주까지 쫓아가 청소년 2명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폭행 당시 피해자의 모습 등을 묘사한 글을 게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도 추가됐다. (관련기사 ▶ 페이스북 ‘악어 사육’ 동영상이 부른 비극)

상표법 위반 등으로 검찰 수배를 받던 중 악어 사육 동영상을 올리며 ‘SNS자랑’을 하던김씨는 결국 경찰에 붙잡혀 벌금형을 선고 받고 대전교도소에서 노역을 하고 있다.

최두선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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