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4강이다. 지난 2일 안양 KGC인삼공사가 서울 삼성과의 6강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승리하며 3승1패로 4강 티켓을 따냈다. 이로써 4강 PO 대진도 확정됐다. KGC인삼공사는 오는 7일부터 전주 KCC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맞대결하고, 고양 오리온은 울산 모비스와 맞붙는다.
모비스-오리온, 베테랑 감독들의 지략대결
추일승(53) 오리온 감독과 유재학(53) 모비스 감독은 인연이 남다르다. 1963년생 동갑내기이자 실업 기아자동차 창단 멤버다. 국가대표 출신의 유 감독은 사령탑에 오른 뒤 5차례 우승을 일궈내는 등 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추 감독은 일찍 선수 생활을 마감하면서 큰 빛을 보지 못했다. 2011~12시즌부터 오리온을 이끌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팀을 PO에 올려놨지만 번번이 6강 PO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베테랑 감독들간의 승부인 만큼 지략 대결이 관심거리다. 유 감독과 추 감독의 PO 맞대결은 2006~07시즌 챔피언결정전 뿐이었다. 당시 유 감독이 이끄는 모비스가 추 감독의 부산 KTF(현 KT)를 4승3패로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9시즌 만에 맞대결을 앞둔 추 감독은 “유재학 감독은 이제 (우승을) 양보할 때도 되지 않았나”라며 웃음 속에 설욕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오리온은 6강 PO 3연승으로 일찌감치 4강행을 확정 지으면서 모비스에 대비할 시간도 충분히 벌었다. 추 감독은 “3차전에서 끝내면서 휴식을 확보해 4강에 직행한 팀들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며 “모비스의 특정 선수를 경계하기보다는 더욱 기본에 충실한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KCC-KGC인삼공사, 포인트는 에밋
KGC인삼공사의 4강 상대는 정규시즌 우승팀 전주 KCC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초보 감독들의 맞대결이다. 김승기(44) KGC인삼공사 감독은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54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정규시즌을 뛰지 못했던 전성현을 PO에서 적극 활용하는 등 과감한 승부수를 선보이고 있다. 추승균(42) KCC 감독은 사령탑에 오른 첫 해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양 팀 맞대결의 관전 포인트는 안드레 에밋(KCC)이다. 에밋은 정규시즌 경기당 평균 25.72점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KGC인삼공사와의 정규시즌 6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24.8점을 몰아 넣고, 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질식 수비로 상대를 압박하는 KGC인삼공사가 에밋까지 묶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KGC인삼공사는 이번 정규시즌 KCC와의 맞대결에서 1승5패로 약했다.
KGC인삼공사 이정현은 “KCC에 워낙 열세였다. 선수들끼리 의지를 다지면서 설욕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찰스 로드(KGC인삼공사)는 “정규시즌 KCC에 많이 져서 갚아줘야 하는 입장이다”며 각오를 전했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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