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모닥불’ ‘세월이 가면’ 등의 노래로 인기를 누린 가수 박인희(71)가 35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공연기획사 쇼플러스는 4일 “박인희가 올 봄 서울에서 ‘박인희 컴백 콘서트-그리운 사람끼리’ 공연을 연다”고 밝혔다. 1981년 가요계를 떠나 미국으로 건너간 박인희가 다시 무대에 서 노래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박인희가 그간 가요계 복귀에 대한 러브콜을 거절하다 이번에 국내 공연 제의를 받아들였다”며 “국내 무대 복귀 이유와 공연 일정 등은 오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직접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날 귀국한 박인희는 두 달 여간 국내에 머물 예정이다. 새 앨범 발매 계획은 아직 없다.
숙명여대 불문과 출신인 박인희는 맑고 고운 목소리로 인기를 누린 국내 여성 포크 1세대 가수다. 청바지를 입고 통기타를 든 채 1969년 한국 최초의 혼성듀엣인 뚜아에무아로 혜성처럼 등장한 박인희는 1972년 솔로로 독립해 더 큰 빛을 봤다. 노래하는 시인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시를 좋아한 박인희는 국내 최초로 ‘목마와 숙녀’ ‘얼굴’ 등 시낭송 앨범을 내 인기를 누렸다. 조용하면서 세련된 말솜씨로 동아방송 ‘3시의 다이얼’(1970~76)등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아 많은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음악인이자 라디오 DJ로 활동했던 박인희는 가요계를 떠난 뒤 작가로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1989년 풍문여중 동창인 이해인 수녀와 함께 수필집 ‘소망의 강가로’를 출간한 뒤, 1994년에는 시집 ‘지구의 끝에 있더라도’를 내기도 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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