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실패로 생긴 빚을 갚기 위해 10년 이상 거액의 회사공금을 빼돌린 40대 회사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배용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H사 직원 이모씨(47)를 구속기소 했다고 4일 밝혔다. 이씨를 도와 범행을 은폐한 정모(48)씨도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1년 지난해까지 H사가 보유한 다른 회사 주식을 몰래 파는 수법 등으로 회삿돈 33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주식투자로 1억 원의 빚을 지게 된 이씨는 채무상환 압박을 받게 되자 회사 명의로 통장을 만든 뒤 2001년 5월~2004년 3월까지 증권시장안정기금으로부터 H사가 돌려 받아야 할 출자금 5억원 가량을 4차례에 걸쳐 빼돌렸다. 그는 이후에도 빼돌린 돈을 채워 넣기 위해 2004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회사가 보유한 M사와 계열사 K사의 주식을 팔아 28억여원을 챙겼다. 이씨는 이렇게 챙긴 돈으로 주식에 투자해 유용한 공금을 채워 넣으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회계감사에서 자신의 범행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거래조회서나 위탁잔고확인서, 주식보유 현황이 기재된 주주총회 참석장 등을 위조해 사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K사 직원 정씨는 이씨 부탁을 받고 그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주주명부를 작성하거나 소유주식명세서를 위조해 공시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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