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는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첫 날인 3일 대만 독립 움직임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1월 대만 대선에서 독립 성향의 민진당 정권이 탄생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2기 4차 정협 전체회의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 관계와 관련, “92공식(九二共識ㆍ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키로 한 합의)과 ‘대만 독립 반대’란 정치적 기초 위에서 평화적인 발전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건 하에서 대만 측과 경제ㆍ문화 교류 등을 촉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위 주석의 발언을 두고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차기 총통에게 ‘하나의 중국’ 원칙에서 벗어나거나 대만의 독립을 추구하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위 주석은 대신 양안 간 공통분모라 할 수 있는 쑨중산(孫中山ㆍ쑨원)을 거론하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는 “쑨중산 선생 탄생 150주년 기념활동을 통해 그의 애국사상과 혁명의지, 진취적 기상을 학습하고 계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중점 업무와 관련, 위 주석은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을 위한 제13차 5개년 계획’(13ㆍ5 규획)과 전면적인 샤오캉(小康ㆍ중산층) 사회 건설을 위한 지원, 민족 단결 등을 제시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전원을 포함해 2,000여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양회의 한 축인 전인대 제12기 4차 전체회의는 오는 5일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다. 이 자리에서는 리 총리가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중국의 경제성장 목표와 국방예산 증가폭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