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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3시간 대기... 중증환자들 피말리는 응급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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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3시간 대기... 중증환자들 피말리는 응급실

입력
2016.03.0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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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평균 7시간… 개선 기미 없어

신속한 수술 등 못 받고 발만 동동

과밀화 따른 의자ㆍ바닥 대기 여전

인력ㆍ장비 충족률도 미달 지속

“응급실 통해 입원하는 관행 바꿔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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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심하게 다치거나 급작스런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해야 하는 중증응급환자가 지역의 주요 20개 병원 응급실에서 평균 14시간을 기다려야 입원이나 수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7월~2015년 6월까지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실 과밀화, 대기시간 등을 조사한 ‘2015년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기시간이 긴 상위 20개 병원에서 중증응급환자가 수술실, 병실 등으로 가지 못하고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은 평균 14시간이었다. 전년(14시간)보다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전체 414개 응급실의 중증응급환자 대기시간은 평균 6시간54분으로 전년(6시간 18분)보다 오히려 36분 길어졌다. 중증응급환자는 뇌경색, 뇌출혈 중증외상 패혈증 등 신속한 진료와 처치가 필요한 28개 질환 환자 등이다. 중증응급환자 응급실 대기시간이 긴 병원은 중앙보훈병원(23시간), 부산백병원(21.2시간) 서울대병원(20시간) 순이었다. 이들은 지역 거점 응급의료기관이다.

응급실 과밀화도 개선되지 않았다. 과밀화지수 상위 20개 응급실의 평균은 107%로 전년(108%)과 거의 같았다. 응급실 과밀화지수 100%는 응급실 병상이 꽉 찬다는 뜻으로, 100%를 넘으면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간이침대나 의자, 바닥에서 대기해야 한다.

과밀화지수가 가장 높은 병원은 서울대병원(182%)으로 전년(175%)보다 더 높아졌다. 환자 2명 중 1명은 병상도 없이 대기한다는 뜻이다. 서울대병원은 3년 연속 과밀화지수가 가장 높았다. 전북대병원(140%), 경북대병원(132%), 서울성모병원(122.6%) 응급실도 붐볐다.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못 받는 이유는, 빨리 입원하기 위해 응급실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과밀한 20개 병원을 보면, 응급실에서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환자 6.6%가 전체 응급실 병상의 절반 가까이(43.4%)를 차지했다. 암이나 당뇨 등 평소 앓고 있는 병의 합병증 등 급한 질환이 겹친 환자의 경우 급한 질환을 처치한 이후에도 입원을 위해 계속 응급실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외래진료를 통해 입원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경증환자까지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고, 응급실과 진료과 간 협업이 잘 안 돼 진료나 입원이 바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과밀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임호근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외래진료 예약이 늦다고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려는 환자들의 관행이 바뀌어야 하고, 병원 역시 중증응급환자에 대해서는 병실 입원 우선 순위 부여, 진료과와의 신속한 협업 등을 통해 과밀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보훈병원은 남는 병실을 응급환자에게 우선 배정하고, 진료가 어려운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방식으로 2014년 32시간이었던 응급실 대기시간을 지난해 하반기에는 10.2시간으로 줄였다.

한편 응급실이 갖춰야 할 시설, 장비, 인력 등의 법정기준 충족률도 81.9%로 전년(83.9%)보다 떨어졌다. 제주, 인천 지역 병원의 하락폭이 가장 컸고 서울, 울산 등도 하락했다. 3년 연속 법정기준을 갖추지 못할 경우 응급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되는데 올해는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 등 3곳이 취소될 예정이다. 임호근 과장은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해 내년부터는 응급의료기관 평가결과와 응급의료수가를 연동하겠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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