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25ㆍ첼시 레이디스)이 뚫고, 키아 사이먼(25ㆍ시드니FC)을 막아라.’
윤덕여(55)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에 내려진 특명이다.
한국은 4일 오후 7시35분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16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을 치른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분수령이다.
이번 대회는 6팀이 풀 리그를 벌여 1,2위에만 올림픽 티켓이 주어진다. 현재 호주가 2승(승점 6)으로 1위, 중국이 1승1패(승점 3)로 2위다. 한국과 북한이 2무(승점 2)로 공동 3위, 일본은 1무1패(승점 1)로 5위에 처져있다. 2패의 베트남이 최하위다.
한국은 호주를 잡으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 비겨도 크게 나쁘지 않다. 호주와 비기고 4,5차전에서 중국과 베트남을 잡으면 2위가 가능하다. 반면 패하면 올림픽 진출은 사실상 물거품 된다. 냉정히 말해 호주는 버거운 상대다. 한국은 호주와 역대 전적에서 2승1무11패로 절대 열세다. 2010년 10월 피스퀸 컵에서 2-1로 승리한 뒤 내리 3번을 졌다.
경계 대상 1호로는 지난 2일 베트남전에서 전반 45분만 뛰고 해트트릭을 기록한 사이먼이 꼽힌다. 그는 2009년 시드니FC에서 뛸 때 12경기에서 11골을 넣으며 경기 당 1골에 가까운 득점력을 선보여 ‘올해의 선수’에 뽑혔다. 2012년 4월 미국 여자프로축구 보스턴 레이커스로 이적해 30경기 16골을 터뜨렸다. 작년 캐나다월드컵에서도 3골을 넣어 호주의 8강을 이끌었다. 최근에 한국을 상대로 골 맛을 본 적도 있다. 한국은 작년 11월 국내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 사이먼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더구나 그는 2일 베트남과 2차전에서 전반 45분만 뛰어 체력까지 비축했다.
사이먼에 맞설 윤덕여호의 에이스는 사이먼과 동갑인 지소연(25)이다.
지소연은 사이먼에 절대 뒤지지 않는 커리어를 갖고 있다. 잉글랜드 첼시 레이디스 소속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골잡이다. 페널티킥 실축 아픔도 씻어내야 한다. 그는 2일 일본과 2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실패해 고개를 숙였다. 경기 뒤에도 눈물을 펑펑 쏟으며 동료들에게 미안한 심정을 전했다. 호주를 제물 삼아 마음고생을 털어내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체력이 팔팔한 사이먼과 달리 지소연은 많이 지쳐있다. 북한, 일본과 두 경기를 모두 풀 타임 뛰어 체력이 떨어져 있지만 정신력으로 버티겠다는 각오다. 지소연은 A매치 82경기에서 39골을 기록 중이지만 아직 호주를 상대로는 득점이 없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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